문무일 "통제받지 않은 권력 행사 늘 성찰…제도 개혁 미흡 송구"

입력 2019-07-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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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최초 퇴직 인사 차 경찰청 찾아

문무일(58ㆍ사법연수원 18기) 검찰총장이 퇴임을 하루 앞두고 검찰 권력 남용에 대한 경계를 재차 강조했다.

문 총장은 23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그동안의 소회를 담은 '떠나면서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당부와 함께 퇴직 인사를 전했다.

문 총장은 "검찰에 대한 불신이 쌓여 온 과정을 되살펴 보아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며 "특히 권력기관이라고 지칭되는 기관은 법치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운영하기도 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민주주의를 손상시키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형사소송법은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절차법’이라는 인식을 갖고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국가적 권능을 우리에게 부여된 권력으로 여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문 총장은 권력이 남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적 권능을 행사하려면 그 권능을 행사하는 동안에는 끊임없이 통제를 받아야 하고 권능 행사가 종료되면 책임을 추궁받을 자세를 가져야 한다"면서 "우리부터 통제받지 않는 권능을 행사해 왔던 것은 아닌지, 행사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늘 성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각종 제도 개혁 과제를 완수하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문 총장은 "취임한 직후부터 민주주의의 운영에 관해 검찰의 역할이 미흡했던 점을 여러 번 사과드렸고, 자체적으로 가능한 부분은 우선 개혁했으며 필요한 법 개정을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 수 있는 한, 비난과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내외부적 제도 개혁을 다 끝내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과정과 내용에서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고 이러한 상황을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총장은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아니 5년 후에는 이러한 말이 추억거리처럼 과거의 일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퇴임 인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문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미근동의 경찰청을 방문해 민갑룡 경찰청장과 퇴임 인사를 겸한 환담을 했다. 검찰총장이 퇴임 전 경찰청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총장의 퇴임식은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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