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화웨이, 北 3G 통신망 구축 비밀리에 도와”...미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

입력 2019-07-2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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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 로고. AFP연합뉴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가 북한의 3G 이동통신망 구축과 유지에 몰래 관여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전직 화웨이 직원에게서 확보한 화웨이 내부 문서를 인용, 화웨이가 2016년 상반기까지 최소 8년간 비밀리에 북한의 상업용 무선 네트워크 구축과 유지를 도왔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 부품을 사용하는 화웨이가 북한에 장비를 제공한 것으로, 미국의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 중인 시점이어서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세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또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내부 문건에 따르면 2008년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은 북한의 조선우편통신공사와 지분합작으로 무선통신업체 고려링크를 설립해 3G망 구축에 나섰다. 이때 중국 유명 전자기기업체 판다그룹에 소속된 판다인터내셔널정보기술이 북한에 기지국과 안테나 등 장비를 전달했는데, 여기에 화웨이가 깊숙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내부 문건을 보면, 이 과정에서 화웨이는 장비 뿐만 아니라 망 통합과 소프트웨어 및 관리서비스, 네트워크 보증 서비스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화웨이는 2017년 11월 미 재무부의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회사인 중국 기업 단둥커화와도 거래한 것으로 파악됐다.

화웨이는 내부 자료에서 북한, 이란, 시리아 등 국제사회의 제재대상국을 암호로 불렀다. 북한을 ‘A9’으로 지칭하는 식이다.

미 상무부는 2016년부터 화웨이와 북한의 연계 가능성을 조사해 왔으나 아직까지 혐의점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화웨이가 미국의 대북 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미 정부로부터 추가 제재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문건 파장으로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에 화웨이를 배제할 것인지를 두고 서방국가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WP는 전망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우리는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의 수출규제와 제재를 포함한 모든 법과 규제를 준수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WP보도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파악해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영국은 5G 이동통신망 구축에 화웨이의 참여 여부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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