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못 지켜 송구”…김상조 "‘을과을 전쟁’ 요인돼 가슴 아파”

입력 2019-07-1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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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자 근로개선 당장 못해…하도급 노동자 지원에 예산 집중”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이 14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한 청와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3년 내내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며 “대통령으로서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12일 오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책실장이 진솔하게 설명해 드리고 경제부총리와 상의해 보완대책을 차질없이 꼼꼼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김 실장도 “대통령 비서로서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다만 그는 “경제는 순환이다”며 “누군가의 소득은 다른 누군가의 비용이다. 소득·비용이 균형을 이룰 때 국민경제 전체가 선순환하지만, 어느 일방에 과도한 부담이 되면 악순환의 함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저임금 인상 성과에 대해 얘기하면서 “임금노동자와 다를 바 없는 영세자영업자·소상공인 등 표준 고용계약 틀 밖에 있는 분들에게 부담이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일자리 안정자금, 건강보험료 지원 등을 통해 보완 대책을 마련하고 충격 최소화에 노력했으나 구석구석 다 살피기에 부족한 점이 없지 않았단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실장은 “최저임금 정책이 을과 을의 전쟁으로 사회갈등의 요인이 되고 정쟁의 빌미가 된 것은 가슴 아프다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성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갈등관리의 모범적 사례다. 예년과 달리 마지막 표결 절차가 공익위원뿐 아니라 사용자 위원 근로자 위원 전원이 참석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진 것은 최저임금 문제가 더는 갈등과 정쟁의 요소가 돼선 안 된다는 국민 모두의 공감대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경사노위 중심으로 노사관계의 여러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변함없는 원칙”이라며 “최근 어려운 대외환경 속에 소재·장비·부품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모든 주체에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환경을 만드는 데 노사정이 의지와 지혜를 나누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김 실장은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나 포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소득주도성장은 현금 소득을 올리고 생활 비용을 낮추고 사회안전망을 넓히는 다양한 정책의 종합 패키지”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나아가 소득주도성장이 혁신성장·공정경제와 선순환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를 위해 경제부총리와 협의해 정부 지원책을 촘촘하게 마련하고 내년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에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금 내년도 예산과 세법 개정안이 한참 진행 중이고 큰 틀에서 잡아가는 시점”이라며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차이 나서 기존의 일자리 안정자금, 건강보험료 지원 등 직접적 지원정책의 내용도 다듬고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EITC(근로장려세제) 확대 방안이라든지 실업부조 제도, 건강보험료 보장성 강화 정책 등 포용 국가를 위해서 우리 국민 전체 생활비 낮추고 사회안전망 강화하는 이런 내용이 상당 부분 내년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에 담길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했지만 학비 등 근로조건을 기존 정규직과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근로조건 개선은 여러 가지 국민경제적 비용을 감안해서 장기적으로 이분들의 근로조건을 안정적이고 합리적으로 개선할 장기패러다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도급 거래에서 2, 3차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근로조건 개선 등 종합적 차원에서 지원대책과 관련 예산들이 집중적으로 배정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비율이 낮아 공공부분 인건비 절감 부분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또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며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초점을 맞춘 지원 예산으로 사용할 여지가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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