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김상조,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과 비공개 회동…"재계 인사 부르지 말고 일본과 대화해야"

입력 2019-07-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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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최태원·구광모와 회동…일본 출장 이재용·신동빈은 불참

 

경제정책 투 톱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7일 3개 그룹 총수와 만났다.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원자재 수출 규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10일엔 같은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이 30대 기업 총수들과 청와대에서 간담회를 갖는다.

홍 부총리와 김 실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비공개로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 실장이 각 기업 총수들에게 직접 연락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포함한 5대 그룹 총수를 만나는 방안이 고려됐지만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일본 출장으로 이번 회동에 불참했다.

이 부회장은 4일 방한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일본 경제인과 만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이날 급히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와 김 실장은 대기업 총수들로부터 일본의 수출 규제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을 듣고 정부의 대응 기조를 설명했으며 기업별 구체적 대응 방안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홍 부총리와 김 실장은 오늘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했다”며 “대외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향후 적극적으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 투 톱이 휴일을 반납하고 총수들과 만난 것은 청와대 회동을 앞두고 재계 의견을 수렴, 대일(對日) 메시지를 정리하기 위한 사전 준비로 해석된다.

정부는 10일 문 대통령과 기업 대표들의 회동에 맞춰 소재·부품 수급을 위한 초단기·중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아직까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수입선 다변화, 소재·부품 국산화 투자 확대 등을 제외하곤 진전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발표하는 대책도 기존 방안을 구체화하거나 되풀이하는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수출 규제 피해가 눈앞에 닥친 재계는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벙어리 냉가슴이다. 이번 만남이 비공개로 이뤄진 것도 이 같은 재계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일본과의 정치적 타협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사태는 과거사를 둘러싼 정부 간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말 그대로 정부 리스크다.

일본 정부가 대화를 회피한다는 하소연 외에 할 말도 없는 재개 관계자들을 부를 게 아니라 정부가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일본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곽노성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WTO 제소는 기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실효성도 적다”며 “한·일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는 논리를 만들어 외교적 해법을 마련하는 게 적절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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