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 제재 충격 가시화…올해 해외 스마트폰 판매 40% 감소 전망

입력 2019-06-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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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정페이 설립자 “매출, 계획 대비 최대 300억 달러 줄어들 것”

▲런정페이 화웨이 설립자가 17일(현지시간) 중국 광둥성 선전의 본사에서 가진 미국 지식인들과의 패널 토론에 참석하고 있다. 선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테크놀로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제재가 미치는 타격을 공식적으로 수치화했다.

1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런정페이 화웨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중국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가진 미국 지식인들과의 회동에서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이유로 향후 2년간 매출이 계획 대비 최대 300억 달러(약 35조5950억 원)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 영향을 수치로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런정페이는 연간 매출에 대해 “향후 2년간은 연 1000억 달러 안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1051억 달러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20% 매출 증가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런정페이는 감소로 돌아설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내년까지 성장이 멈출 것이라는 전망을 보여줬다.

화웨이는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한 트럼프 정부의 제재로 인해 주력 스마트폰 판매가 올해 2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런정페이 설립자는 해외 스마트폰 판매가 40% 급감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이 제재 악영향을 받으면서 화웨이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화웨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2억 대를 출하했다. 그중 약 1억 대가 해외였지만 올해는 4000만 대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의 스마트폰 출하가 올해 약 3000만 대로 예상되는데 화웨이 감산은 이를 웃도는 규모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런정페이는 이날 미래학자이자 첨단 IT 분야 전문 저술가인 조지 길더,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설립자인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등과 패널 토론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우리는 미국 제재 피해가 이렇게 심각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내가 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우리는 마치 고장 난 비행기와 같다. 우리는 엔진과 연료탱크를 보호했지만 다른 부분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토로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화웨이에 대한 사실상의 수출 금지 조치를 발동하면서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했다. 스마트폰 생산은 글로벌 공급망에 기초하고 있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는 일반적으로 전체 비용의 약 70%를 해외 부품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화웨이의 대규모 감산은 미국을 필두로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의 많은 부품업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화웨이의 조달처는 세계에서 1만 곳이 넘는다. 미국에서의 거래처는 1200개 이상이며 일본에서도 소니와 도시바메모리 등 100개사 이상이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조달액은 약 700억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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