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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의 반격] "종이·병·면 등 대체물질이 환경에 더 해롭다"
입력 2019-06-10 06:00
“플라스틱 대체제 연료와 공정이 환경에 더 악영향”

일회용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퇴출 바람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업계를 중심으로 한 사용금지 반대론자들은 종이, 병, 면 등 플라스틱 대체 물질이 자연은 물론 인간에 더 해롭다는 주장을 펴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쓰레기, 그중에도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지구를 뒤덮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시되면서 플라스틱의 유해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지난해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매년 80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간다”며 “플라스틱 쓰레기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일회용 플라스틱 용품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그 결과 각국은 앞다퉈 플라스틱 비닐 사용 금지에 나섰다. 유엔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192개국 가운데 127개 국가가 플라스틱 비닐 사용을 금지하거나 사용을 제한하는 법을 채택했다. 최근 캘리포니아와 뉴욕도 일회용 플라스틱 비닐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키며 금지 대열에 동참했다.

이러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추세는 현재 비닐봉지를 넘어 빨대, 테이크아웃 용기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금지법안 찬성론자들은 이런 노력이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쓰레기의 양을 감소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플라스틱 대체재가 오히려 환경에 해롭다는 주장을 펼치며 반격에 나섰다. 이들은 금지법안이 쓰레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대체품을 만드는 원료와 이를 생산하는 공정이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비닐봉지협회(APBA)의 경우 메인과 뉴저지를 비롯한 여러 주(州)에서 플라스틱 사용금지법안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19개 주를 돌며 환경적인 측면에서 플라스틱 사용의 이점을 홍보하고 있다. APBA의 회장인 매트 홀름은 “현재 많은 법이 근거 없이 감정에 휩쓸려 제정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PBA가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플라스틱 사용과 쓰레기 총량과의 관계다. 영국 정부의 분석에 따르면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으로 만들어진 일회용 비닐을 한 번 사용할 때 면으로 만든 가방은 131번, 종이봉투는 최소 3번을 사용해야 ‘탄소발자국(개인 또는 단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 기체의 총량)’이 비닐봉지보다 낮아진다. 이를 근거로 APBA는 플라스틱 사용 금지가 결코 쓰레기 총량을 줄이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이 연구는 또 종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와 팜유의 영향 및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영향을 측정했다. 그 결과 면 사용 증가와 여기에 필요한 실 생산 증가는 천연자원의 고갈, 유해 화학물질 배출, 수역의 산소 고갈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플라스틱 대체품이 가져오는 환경오염도 꽤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미국화학협회는 테이크아웃 용기와 포장에 플라스틱 비닐 사용을 금지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메인주의 최근 폴리에틸렌 용기 사용 금지는 잘못됐다”며 “이 용기는 무게가 훨씬 가볍기 때문에 종이 등 대체재보다 에너지와 물이 덜 들어간다”고 설명한다.

결론적으로 플라스틱 사용 금지 반대론자들은 플라스틱이나 종이 같은 물질에 초점을 두기보다 재활용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플라스틱산업협회의 스콧 디프티 회장은 최근 중국이 재활용 시설의 처리 용량을 늘리는 데 애쓰고 있다는 점을 지목하며 “재활용 인프라 구축 및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비닐 퇴출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이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사용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법안 제정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미국 전국주의회회의(NCSL) 자료에 따르면 미국 13개 주에서는 플라스틱 사용 금지가 혼란을 낳고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플로리다 상원은 최근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를 5년간 중단시키는 법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관련 법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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