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G20서 만난다...무역전쟁 시한폭탄 멈추나

입력 2019-06-09 11:1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미, 멕시코 관세 무기한 연기...시진핑 “트럼프는 ‘내 친구’”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담 장소인 모스크바 크렘린궁으로 입장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최근 고조됐던 글로벌 무역 전쟁의 전운이 주말을 거치며 완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멕시코와의 불법 이민 관련 협상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당장 10일로 예정됐던 멕시코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무기한 연기됐다.

그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멕시코는 멕시코를 통해 우리 남쪽 국경으로 들어오는 이민자 행렬을 막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며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을 크게 줄이거나 근절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멕시코와 합의안에 서명했다는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30일 멕시코가 불법 이민을 막지 않으면 10일부터 멕시코산 수입품 전체에 대해 5%의 관세를 부과하고 오는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해 25%를 유지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관세 위협 이후 멕시코가 고위 대표단을 급파해 협상에 나섰고 결국 합의에 이르게 됐다. 전 세계 경제를 담보로 도박에 나섰던 트럼프의 멕시코 관세 폭탄이 터지기 직전 멈춘 것이다.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를 불식시키는 낙관적인 소식은 미국과 중국에서도 나왔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8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 전쟁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양국 정상의 회동조차 불투명한 상태였다. 그러나 므누신 장관은 미중 무역 전쟁이 해결될 가능성이 살아있음을 시사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이 성사되면 관세 보복으로 교착 상태에 빠졌던 양측의 무역 협상이 제자리로 돌아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시 주석도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러시아를 순방 중인 시 주석은 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연례 국제경제포럼 총회에 참석, “미중 간 무역에서 균열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상호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미중 관계가 붕괴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고 그럴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 친구 트럼프 대통령 역시 그러한 의향이 없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내 친구’라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중 무역 협상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미중 무역협상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이 이미 합의한 내용을 되돌리려 한다”는 비난과 함께 중단됐다. 이후 미국은 2000억 달러(약 238조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종전 10%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또 3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중국산 수입품에도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희토류의 무기화 가능성까지 경고하는 등 미중 무역 전쟁은 전선을 확대하며 세계 경제를 위협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무역 전쟁 여파를 이유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1월의 2.9%에서 2.6%로 하향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