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내리고, 中 신차규제 풀고…하반기 G2 車시장 전망

입력 2019-06-0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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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년 선거 겨냥해 금리 만지작…VAT 내린 중국은 신차 등록규제 완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기준금리 인하는 장기할부가 대부분인 신차 시장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AP뉴시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각국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은 신차 할부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자동차 부가가치세를 인하한 중국은 신차 등록규제를 완화하며 소비심리 위축에 대응 중이다.

5일 자동차업계와 중국자동차제조협회,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며 미국 자동차 시장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날 CNBC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을 인용해 “올 하반기까지 연준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80%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 연설에서 글로벌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경기확장 국면이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act as appropriate to sustain the expansion)”고 말했는데, 여기에서 '적절한 대응'이 바로 금리인하 가능성을 암시한 문맥이다.

저물가발(發) 금리인하 시나리오에는 명확하게 선을 그었던 파월 의장이 글로벌 무역전쟁에 우려를 나타낸만큼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시장 주요 자동차 메이커의 판매는 전년 대비 하락했다. (자료=WSJ)

◇신차할부 및 리스에 유리한 기준금리 인하=미국 기준금리 인하는 신차 판매에 적잖은 영향을 준다.

금리가 오를수록 할부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만큼 신차 수요는 감소한다.

거꾸로 금리가 내리면 공격적인 마케팅과 할부 프로그램에 확산하면서 신차 판매가 자연스레 늘어난다.

다만 미국 정부가 경제정책을 정치적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만큼 섣불리 시장 반응을 예단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 금리인하의 속도와 시기, 시점 등을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이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과 무역협상을 장기전으로 이끌어 갈 모양새다.

이로 인한 경제 및 금융시장의 타격을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로 상쇄하는 형국이다.

오토모티브 뉴스와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선거에 임박해 △북핵협상과 △경제정책 △중국과 무역분쟁을 해결할 여타의 정책을 쏟아낼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신차 시장이 우호적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지리한 시간싸움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기업설명회를 통해 “북미에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 등으로 구매력이 회복 중으로 소형 SUV를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될 것”이라고 미국 시장을 전망했다.

▲자동차 부가가치세를 내린 중국 정부가 주요 도시를 시작으로 신차 등록규제 완화에 나섰다. 톈진 항구에 신차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VAT 내린 중국, 주요도시 신차 등록규제 완화=중국도 미국과 무역분쟁에서 자존심을 내세우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다만 물밑에서 바쁘게 소리심리 위축에 대응 중이다. 대미 무역협상 재개의 명분을 쌓고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이달 말 G20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정상회담이 예고됐다.

이를 기점으로 무역협상이 상당부분 진척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든 만큼 무역분쟁의 장기화를 준비 중이라는 분석도 맞서는 중이다.

결국 중국정부 역시 무역분쟁의 장기전에 대비하는 갖가지 부양책을 하나둘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자동차 시장 지키기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로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까지 중국 자동차 시장은 10개월 연속 판매 감소세를 보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중국 정부는 제조업 부문의 부가가치세(VAT)를 16%에서 13%로 인하했다.

VAT 인하는 곧바로 소매가격 하락을 주도했으나 감소세를 줄이는 수준에 머물렀다. 여전히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중국정부는 한시적으로 신차 등록규제 완화에 나섰다.

일부 도시는 신차 등록을 제한하거나 기존 번호판을 소유한 사람(전기차 제외)만 신차를 구입할 수 있다.

당장 인구 1000만 명 규모의 광저우는 2020년까지 연간 신차 등록 대수 제한을 완화해 10만 대 등록제한을 16만 대로 확대했다.

역시 1000만 명이 사는 심천 역시 8만 대로 제한했던 등록 규모를 12만 대로 50% 확대했다.

이는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다시 확대 추세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광저우와 심천을 시작으로 중국 내 다른 대도시도 연간 신차등록 대수 완화 조치를 조만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와 환율 변화 추이. (한국은행)

◇시장환경은 긍정적, 실질적 효과는 불투명=결국 미국과 중국의 하반기 차시장 전망은 일단 긍정적이다.

미국 금리인하와 중국의 신차 규제 완화 등이 맞물리면서 하반기 G2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전망은 일정 부분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미국에서 SUV를 포함한 제품 다양화 덕에 최근 판매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에 따라 회복세 더 빨리 다가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주요 도시의 신차 등록규제 완화 역시 호재다.

다만 하반기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베이징 1공장(폐쇄)과 염성 1공장(가동률 조절)에 대한 효율화 작업에 나서는 만큼 얼마나 정책적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북미시장에서는 기준금리와 함께 제품 믹스와 전략모델 투입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변화와 관세 동향 등에 시나리오별로 대응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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