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트럼프 관세 발동 해결에 분주...트럼프는 “예정대로”

입력 2019-06-0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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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국빈방문 중인 6월 4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런던/EPA연합뉴스
멕시코 정부가 미국이 예고한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분주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없이 예정대로 10일에 관세 부과를 강행할 방침을 분명히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음주 기한까지 양국이 관세 발동을 방지하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불법 이민자 유입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의 이야기를 듣고 제안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했다. 다만 “멕시코의 존엄이 지켜지는 것이 조건이다”라며 미국에서 보호 신청 중인 이민자를 멕시코 측에 체재시키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측의 불법 이민 단속이 미흡하다며 이달 10일부터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해 10월까지 최종 25%까지 높일 방침을 밝혔다. 멕시코는 2019년 1분기에 중국을 제치고 미국 최대의 무역 상대국이 됐다. 멕시코는 지난해 3465억 달러어치를 미국에 수출했다.

다급해진 멕시코는 협상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 관세 회피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멕시코 대표단은 전날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과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과 협의하고, 4일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한다. 5일에는 이민 대책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장관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이 예정돼있다.

그러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발언 직후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멕시코에 대해 5%의 관세 부과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의 불법 이민자 대책이 미흡하다”며 그 대항 조치로 멕시코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 일 기자회견에서 “국경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지만 아마도 관세를 발동하게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과 에브라르드 장관의 워싱턴 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회담 전에 멕시코 측에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내년 재선을 노리고 있는 만큼 2016년 대선 캠페인 때부터 공약으로 내세운 불법 이민자 대책에 적극 임하고 있다는 자세를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함이다.

한편 이번 대멕시코 관세 부과 계획은 미국 기업과 집권 공화당에서도 경제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세 부과 부담이 결국은 미국인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을 우려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5%의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소비자에게 연간 17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또 관세율이 25%까지 최대한 인상되면 미국인이 부담하는 비용은 1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포드자동차의 ‘퓨전’과 닛산의 ‘센트라’, 대형 픽업트럭 ‘닷지’ 등 멕시코에서 조립된 자동차가 여름까지 1500 달러, 가을까지 7500달러 상승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세 충격은 이미 둔화하고 있는 멕시코 경제에도 치명적이다. 멕시코는 물가 상승과 경기 악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 경우에 따라서는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 멕시코 정부에 따르면 멕시코의 대미 수출에서 농업이 중요한 산업의 하나인데, 농산물에 5%의 관세가 부과되면, 멕시코는 연간 13억4000만 달러의 비용이 발생하고, 25%의 관세가 모든 제품에 적용되면 손실액이 67억 달러로 팽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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