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정페이 화웨이 설립자 “트럼프 전화 오면 무시할 것”

입력 2019-05-27 14:15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우리는 정말로 좋은 칩 만들어…중국, 애플 보복하면 가장 먼저 항의할 것”

▲런정페이 화웨이 설립자가 27일(현지시간)자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비판하는 한편 중국의 애플 보복설도 부인했다. 출처 블룸버그 동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전면적인 제재로 생존위기에 직면한 중국 최대 통신장비 겸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의 런정페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런정페이 설립자는 27일(현지시간)자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화웨이를 협상카드로 쓸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이를 무시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트럼프 발언은) 커다란 농담이다. 나는 정치인이 아닌 데 우리가 어떻게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트럼프 전화가 오면 이를 무시할 것이다. 그가 전화하면 답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내 전화번호가 없다”고 꼬집었다.

수개월 전만 해도 런정페이는 트럼프를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칭했으나 이날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트럼프의 트위터에서 자기 모순적인 상황을 보고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떻게 그가 협상의 달인이 됐는가”라고 비꼬았다.

미국 정부가 지난주 화웨이와 그 계열사들을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화웨이는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부품 공급망 업체로부터 제품과 서비스를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이와 관련해 런정페이 CEO는 “우리는 정말로 좋은 칩을 (자체적으로) 만들어왔다”며 “이런 험난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위대한 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다만 화웨이가 공급망 충격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그는 화웨이 상황을 고장난 비행기에 비유하면서 “금속 또는 종이나 옷감 등 비행기 수리에 어떤 자재를 썼더라도 중요한 것은 비행기가 하늘을 날 수 있도록 하는 목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샌포드C.번스타인의 크리스 레인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해 “이는 중국의 국가 챔피언 중 하나를 무릎 꿇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중국이 모든 애플 공장 문을 닫게 한다면 미국은 매우 분노할 것이다. 이는 비슷한 종류의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화웨이 제재와 관련해 애플에 아이폰 판매 금지 등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제품 판매를 금지하면 애플 순이익의 약 3분의 1이 증발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런정페이 CEO는 “무엇보다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두 번째로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내가 가장 먼저 항의할 것이다. 애플은 나의 스승이다. 모바일 인터넷 세계를 창출했다. 학생으로서 내가 스승에게 반대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지난 수년간 시스코시스템스와 모토로라, T-모바일US로부터 지식재산권 절취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그러나 런정페이는 “나는 미국 기술기업으로부터 미래를 훔쳤다. 미국은 그런 기술이 없다”며 “우리는 미국보다 앞서 있다. 만일 우리가 뒤처져 있었다면 트럼프가 열심히 우리를 공격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 제품을 구매하지 못할 것”이라며 “심지어 미국이 미래에 우리 제품을 사려고 해도 팔지 않을 것이다.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