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전기, 자회사 정리에도…재무부담ㆍ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안갯속’

입력 2019-05-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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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표 형광등’으로 유명한 금호전기가 재무위기 돌파를 위해 부실한 자회사 정리를 단행했지만, 여전히 과중한 재무부담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까지 부정적이어서 앞으로의 재무지표 개선 가능성도 ‘안갯속’이라는 평가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전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773억 원, 영업손실 478억 원, 당기순손실 20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23.8% 감소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520.8%, 3.5% 손실액이 증가했다.

금호전기는 지난해 종속회사인 루미마이크로와 금호에이치티를 각각 256억 원, 399억 원에 매각한데 이어 올 3월 금호에이엠티의 청산까지 결정했다. 2015년부터 적극적인 사업구조조정과 보유자산 매각을 진행해 온 금호전기는 이를 통해 차입금 규모는 줄었지만, 매각 전보다 자산규모가 줄어 재무부담이 크게 늘었다.

금호전기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총 차입금이 1029억 원으로 2017년 2219억 원 대비 1000억 원 가량 줄었다. 그러나 계열실적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던 금호에이치티를 영업실적에서 제외하면서 영업적자가 확대됐고, 해외생산설비 감액에 따른 당기순손실 등으로 부채비율은 2017년 196.4%에서 지난해 390%까지 급증했다.

자산총계는 2017년 4099억 원에서 지난해 1703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차입금 의존도도 2017년 54.1%에서 지난해 60.4%로 증가했다. 당기순손실 지속과 결손금 확대로 자본이 빠르게 감소해 자본총계도 2017년 1383억 원에서 지난해 347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회사를 살릴 주력 사업인 LED 조명이 영업적자 기조를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이다. 자회사 정리로 높은 경쟁강도와 수익성 저하가 만연한 LED 일반조명 분야로 사업영역이 줄어들었다. 금호전기는 별도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이 2017년 -1.9%에서 2018년-49.7%로 급속히 악화됐다.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과 판가 하락 등으로 재무지표를 개선시킬만한 수익성 회복은 앞으로 더욱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승범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주요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이전했지만 LED 조명 산업 내 중국업체가 다수 진출한 상황인데다 차별화된 기술이 부재한 상태에서 인건비 경쟁이 지속될 수 밖에 없어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최근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금호전기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김태헌 한신평 연구원은 “기존 일반조명 사업과 신사업의 실적 부진, 투자 증가 등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될 경우에는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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