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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문무일 "수사권조정 진단과 처방 달라…독점적 권한 확대하는 것"
입력 2019-05-16 12:45   수정 2019-05-16 13:39
"직접수사 축소, 재정신청 확대"…"후배들에게 어려운 과제 넘겨 미안" 울컥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회 사개특위의 검경수사권 조정안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소 잃을 것이니 외양간을 고치자는, 아플 것이니 약을 처방해 주겠다는 잘못된 전제로 수사권조정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문제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16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형사사법 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지정에 또다시 강력 반발했다.

문 총장은 “수사를 시작하는 쪽은 결론을 낼 수 없고, 결론을 내는 쪽은 수사를 시작하면 안 된다는 게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이라며 “그동안 예외적으로 검찰이 독점적 권능, 전권적 권능을 갖고 있었던 것이 문제라는 점을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검찰이 독점적 권능을 행사해 왔는데, 현재 수사권 조정안은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보다 (독점적 권능을) 경찰에 줘 더욱 확대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문 총장은 검찰의 시각은 검경 수사권조정 정부 안과 틀이 완전히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문 총장은 “검찰이 수사를 착수하고 기소독점까지 하는 것은 형사사법 체계의 민주적 원리에 반한다”며 “이렇게 예외적인 검찰의 권력이 문제”라고 재차 인정했다.

이에 검찰의 기소독점을 완화시킨다는 차원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문 총장은 검찰이 가진 독점적 권한을 축소하기 위한 대책도 언급했다.

그는 “직접수사 총량을 대폭 축소하고 수사착수 기능의 분권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미 마약 수사, 식품의약 수사 등에 대한 분권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형사부, 공판부로 검찰의 무게중심을 이동할 것”이라면서 “검찰 권능 중 독점적인 것, 전권적인 것이 있는지 찾아서 내려놓겠다”고 덧붙였다.

문 총장은 그 일환으로 재정신청 범위를 전면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검찰이 종결한 고소ㆍ고발사건에 대한 재정신청 제도를 확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최근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재정신청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검사가 불기소 처분한 경우 사건 당사자가 법원에 다시 한 번 판단해 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다. 관할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 검사의 판단과 무관하게 공소제기를 할 수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고소 사건의 경우 재정신청의 제한이 없으나 고발 사건은 불법체포 등 공무원 범죄 일부만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대검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검찰로서는 일부 수사종결권에 대해 사법통제가 강화되는 셈이다.

문 총장은 수사권조정과 함께 ‘실효적 자치경찰제’와 ‘정보ㆍ행정 경찰업무 분리’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다시 강조했다.

문 총장은 “실효적 자치경찰제와 경찰업무 분리는 검찰이 먼저 한 주장이 아니라 국정 과제에 이미 구체적인 내용인 담겨 있다”며 “이미 경험해봤듯이 수사ㆍ행정ㆍ정보 경찰의 권능들이 서로 결합됐을 때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문 총장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7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힘든 시기에 어려운 과제를 후임 총장과 후배들에게 넘겨줘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지난 32년간 검사로서 걸어온 길을 되짚으려다 울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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