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에 시간 벌었다

입력 2019-04-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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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AP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6일 예정된 최초의 접이식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출시 일정을 연기하기로 하면서 경쟁사인 화웨이테크놀로지에도 숨 돌릴 여지가 생겼다. 그동안 두 회사는 ‘세계 최초 폴더블폰 상용화’ 시기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삼성전자는 22일 1980달러짜리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출시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출시일 직전에 계획을 취소하는 건 이례적이다. 미국을 시작으로 5월에는 유럽과 한국에서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일단 백지화한 셈이다.

앞서 리뷰용 갤럭시 폴드를 미리 받은 블룸버그 등 여러 매체들은 며칠 간 테스트하면서 많은 불편이 발생했다는 보고들을 쏟아냈다. 당초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면서도 출시 예정일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논란이 커지자 결국 출시일을 변경하기로 했다. 새 출시일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통신은 삼성전자가 출시를 연기한 건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했다. 결함 있는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에 앞서 심각한 사태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6년에도 배터리 발화 문제를 일으킨 ‘갤럭시 노트 7’ 리콜로 큰 타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업계는 삼성전자가 출시일을 연기했다고 해서 실적에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갤럭시 폴드 개발에만 8년이란 시간을 쏟은 삼성전자는 올해 생산 대수를 100만 대로 예측했는데, 이는 전체 출하량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내 출시가 안되면 단순 계산으로 2019년도 매출액에 2000억 엔(약 2조 원) 가량의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하는 IT&모바일 부문의 매출을 감안하면 약 2% 수준에 불과하지만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 출시를 연기하면서 경쟁사인 화웨이의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이 선수를 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화웨이는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에서 메이트X를 공개하면서 올 상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웨이 관계자는 22일 삼성전자의 출시 연기에 대해 “메이트X 출시 연기는 없다”며 출시 연기설을 일축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디스플레이 공급업체인 중국 BOE의 수율이 낮아 메이트X 출시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화웨이의 폴더블폰은 올 6월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처럼 메이트X에도 먼지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막을 씌워놨지만 문제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둘러싼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것이어서 출시는 시간 문제라며, 화웨이의 메이트X가 그 사이에 출시된다면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은 더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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