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터지고 느려서 ‘답답’?...5G에 대한 3가지 오해

입력 2019-04-19 15:31수정 2019-04-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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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과 4일 사이에 한국과 미국이 거의 동시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차세대 이동통신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주요국들이 5G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막상 5G 시대가 열렸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크다. 기존의 이동통신 기술은 주로 인간이 사용하는 통신 서비스인 반면, 5G는 기계나 장비 등 사물인터넷(IoT) 단말기를 지원하는 통신 기술로서 속도도 현재의 100배에 달한다는 둥 장밋빛 전망 일색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5G 상용화 이후 이용자들 사이에서 품질에 대한 불만이 높다. 망 연동과 기지국 등 5G 관련 인프라가 미흡하다보니 기존 LTE보다 느리거나 아예 터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 이에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스페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5G 대응 가상현실(VR) 기기를 선보이고 있다.
5G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쳤던 것일까. 5G에 대한 3가지 오해를 짚어보자.

이동통신 분야 전문가인 세키구치 와이치에 따르면 우선, ‘5G 기술은 만능’이라는 과도한 기대다. 5G라고 하면 3가지 특징을 꼽는다. 현재 속도의 100배에 달하는 ‘초고속’, 통신 정보가 닿는데 걸리는 시간이 불과 1000분의 1초라는 ‘초저지연’, 1㎡권 내에 100만 대의 단말기를 수용할 수 있는 ‘다수동시접속’ 등이다. 여기서 주목할 건 ‘트레이드 오프(trade off)’ 관계가 있다는 것은 의외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통신 자원을 전부 그 요소를 위해 쏟아부은 경우의 최대치로, 어느 것을 우선하면 다른 요소는 희생이 된다. 기존 통신 기술에서도 이용자가 많을 수록 속도가 줄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두 번째는 ‘5G의 등장으로 모든 통신 인프라가 새로워질 것’이라는 오해다. 4G까지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그 이전의 기술은 대체됐지만, 5G의 경우는 지금까지의 통신 방식도 함께 사용하게 된다. 왜냐하면 5G에 할당된 주파수는 3.7GHz(기가 헤르츠)/4.5GHz대나 28GHz대 등 높은 주파수대로, 주파수 특성상 직진성이 강해 닿는 거리가 짧기 때문이다. 광대역을 한 번에 커버하려면 기존 LTE 기술도 함께 사용해야 한다. 5G 시대가 열렸다 해도 바로 전국에서 일괄적으로 5G 기지국이 정비되는 것은 아니다. 5G 시대는 통신사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와 통신이 일체화된 새로운 사업 모델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해서 당연히 세계 통신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버라이존이 지난 4일 오전 1시에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러나 그 2시간 전에 한국 이동통신 3사가 일부 고객에게 5G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미국은 ‘세계 최대 5G 상용화’ 타이틀을 놓쳤다.

앞으로 승부처는 5G를 둘러싼 인프라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한국에 빼앗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민간 기업 주도로 5G 상용화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민간 기업에 204억 달러의 보조금 지급과 규제 완화를 통해 초고속 통신망 보급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민간 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5G 통신에 필수적인 기지국과 안테나 설치를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일본도 5G 상용화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NTT도코모와 KDDI, 소프트뱅크, 라쿠텐모바일 등 일본 4대 이동통신사가 내년부터 5G 상용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하고, 향후 5년간 총 3조 엔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국을 10㎢씩 총 4500구획으로 나눈 뒤 이들 구획의 50% 이상에 5년 내 5G 기지국을 설치한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가져오긴 했지만 후발주자들에 뒤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에서 5G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5G 상용서비스 안정화와 품질개선을 위해 민관합동 테스크포스(TF)를 꾸렸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정부는 5G 서비스 상용화 초기 과정에서 국민이 느끼는 여러 불편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5G 서비스를 최대한 조속히 안정화하고 이를 통해 국민에게 최고 품질의 5G 서비스를 제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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