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뢰’ 의혹 가르시아 전 페루 대통령 사망…체포 직전 극단적 선택

입력 2019-04-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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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건설사로부터 리베이트 받은 의혹

▲알란 가르시아 전 페루 대통령이 2010년 8월 6일(현지시간) 보고타 공군공항에서 연설하고 있다. 보고타/EPA연합뉴스
‘뇌물수뢰’ 의혹을 받고 있는 알란 가르시아(69) 전 페루 대통령이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 극단적 선택으로 결국 숨을 거뒀다.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경찰이 수도 리마의 자택에 들이닥치기 전에 머리에 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며 즉시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사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현 대통령은 트위터에 “가르시아 전 대통령이 리마의 호세 카시미로 우요아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지 몇 시간 후에 사망했다”며 “그의 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는 글을 올렸다.

의회도 이날 조기를 걸어 가르시아 전 대통령의 죽음에 애도를 표시했다.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리마 지하철 공사와 관련해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시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10일간 그를 구금하는 법원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자택에 진입하자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카를로스 모란 내무장관은 “경찰들이 자택을 방문하자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변호사를 부르겠다며 침실로 들어갔다”며 “수 분 뒤 총성이 들려 경찰들이 방 안에 들어가자 가르시아가 머리에 상처를 입은 채 앉은 모습으로 발견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15일 트위터에 “나는 절대로 돈을 요구하거나 공공사업을 팔아먹지 않았다”며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부패했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앞서 오데브레시는 지난 2016년 미국 법무부에 자사가 페루 등 중남미 전역에서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오데브레시는 페루에서 정치인과 기업인들에게 약 2900만 달러(약 330억 원)의 뇌물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종종 ‘페루의 존 F. 케네디’로 불렸다. 그는 1985년 35세 나이에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러나 은행 국유화와 재정지출 확대 정책이 실패로 끝나면서 물가가 치솟고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그는 페루를 떠나 콜롬비아와 프랑스 등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그러나 그는 다시 페루 정계에 복귀해 2006~2011년 두 번째로 대통령을 지냈다. 두 번째 임기에서 페루는 견실한 경제성장세를 보였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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