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도용’ 혐의 일본 페로텍의 ‘적반하장’…“법원 못 믿겠다” 한국사업 철수

입력 2019-04-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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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강제징용피해 소송 배상 판결이 영향 미쳐”

▲강제징용 피해자 측 변호인단이 2월 15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의 신일철주금 본사를 방문해 지난해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피해를 배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쿄/뉴시스
기술 도용 혐의를 받고 있는 한 일본 반도체 관련 업체가 우리나라 법원을 못 믿겠다며 한국사업에서 철수하는 적반하장과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일본 페로텍홀딩스가 한국 자회사인 페로텍코리아에서 반도체 제조장치 부품 등에 사용되는 ‘실리콘 카바이드(CVD-SiC)’ 제품의 개발·제조·판매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고 17일(현지시간) 일본 지지통신(時事通信)이 보도했다.

페로텍은 전날 이사회에서 철수 결정을 내렸다. 페로텍은 성명에서 “최근 한국의 일본계 기업에 대한 사법판단 등을 감안하면 사법 독립성이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이런 잠재적 위험을 현 단계에서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충청남도 당진에 있는 페로텍코리아 전 직원 3명이 올해 2월 타사 설비 도면을 도용해 부정경쟁방지와 영업기밀 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우리나라 검찰에 기소됐다.

지지통신과 NHK방송 등 일본 언론매체들은 한국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강제징용피해 소송에서 자국 기업들에 배상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 철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해당 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악화하고 있어 현지 진출 기업의 비즈니스 연속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페로텍은 직접적으로 징용 판결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법판단을 거론하며 사실상 이를 문제삼는 모습을 보였다. 페로텍은 이번 사업 철수로 4억~6억 엔(약 40억5270만~50억6250만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페로텍은 한국에서 다른 사업을 실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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