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퀄컴, 세기의 소송전 시작...양사 CEO 증언대 선다

입력 2019-04-1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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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따라 다른 소송에도 영향...양사 사업 타격 불가피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퀄컴 본사. 샌디에이고/AP뉴시스

미국 애플과 반도체 기업 퀄컴의 300억 달러(약 33조 원) 소송전이 곧 시작된다. 애플이 퀄컴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서 16일(현지시간)부터 시작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애플과 퀄컴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패소할 경우 거액을 물어줘야 할 뿐만 아니라 진행 중인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양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증언에 나서는 등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2017년 애플은 “스마트폰 모뎀칩 공급업체인 퀄컴이 독점 지위를 이용해 2013년부터 특허 사용료를 과도하게 요구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과 아이폰 제조업체 4곳은 퀄컴을 상대로 270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반면, 퀄컴은 애플과 제조업체들이 계약을 위반했다며 최소 70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수십 억 달러의 피해보상도 요구했다. 마크 렘리 미 스탠포드대학 법학교수는 “엄청난 소송전이다. 이번 소송에 따라 다른 지식재산권 혹은 반독점 소송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소송이 주목받는 이유는 소송 액수가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소송 결과에 따라 애플과 퀄컴은 사업 방향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CCS인사이트의 제프 블레이버 애널리스트는 “퀄컴의 경우, 비즈니스 미래가 달렸고 애플은 경쟁력 약화를 걱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퀄컴은 라이선스 사업 모델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모바일 기기에서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칩뿐만 아니라 해당 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 라이선스도 판매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에 도매 공급가의 약 5%를 특허 사용료로 요구하는 식이다. 퀄컴은 자사 칩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자사 라이선스 규정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이를 두고 애플은 퀄컴이 칩값뿐 아니라 특허 사용료까지 이중 청구하고 있다며, 아이폰에 들어가는 칩에 대해서만 비용을 내는 것이 합당하다는 입장이다. 단말기 가격 기준으로 특허 사용료를 부과해 무선통신 기술과 무관한 디스플레이, 터치 센서 등의 기술 혁신으로 퀄컴이 돈을 벌게 된다는 주장이다. 2018년 퀄컴의 총 수익의 약 64%가 라이선스 모델에서 나왔다.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칩 가격이 아닌 단말기 가격 기준으로 비용을 청구하는 퀄컴의 사업모델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FT는 더 큰 위험은 애플에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은 재판 결과에 따라 당장 5G 스마트폰 출시가 좌우된다. 현재 5G용 모뎀칩을 생산하는 업체는 퀄컴, 삼성전자, 중국 화웨이뿐이다. 그러나 특허 소송으로 관계가 틀어지면서 퀄컴으로부터 5G용 스마트폰 칩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애플이 대안으로 모뎀칩을 공급받았던 인텔의 5G용 모뎀은 2020년께나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애플의 5G 스마트폰 출시는 미뤄질 수 있다. 삼성과 화웨이, 샤오미까지 5G 스마트폰을 출시한 상황에서 경쟁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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