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적자 경영' 언제까지?..사상 최대 매출에도 수익성은 악화일로

입력 2019-04-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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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온라인 사업 강화에 위기 의식...올해도 '치킨게임' 계속될 것

이커머스 업계가 지난해에도 역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계속된 매출 증가로 몸집이 불어나고 있지만 ‘치킨게임’으로 적자가 누적되며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쿠팡은 15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4조422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7년(2조6846억 원) 대비 약 65%(1조7381억 원) 증가한 수치로 국내 이커머스 업체 사상 최대 매출 규모다. 이는 경쟁 업체인 이베이코리아·11번가·티몬·위메프 등의 매출액을 다 합친 것(약 2조5800억 원)보다 많은 액수다.

하지만 적자는 더 커졌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조970억 원으로 2017년(6788억 원) 대비 무려 62%(4182억 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최근 4년간 누적 적자는 2조8640억원으로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1조 원을 넘어 1조1130억 원으로 나타났다. 2017년 6735억 원보다 4395억 원, 65% 증가한 규모다.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동시에 큰 폭으로 늘어난 이유는 신선식품 새벽 배송인 ‘로켓배송’에 힘을 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쿠팡은 전국 12개 지역 물류센터를 24개로 확장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이들 물류센터는 총 37만 평, 축구장 167개 넓이에 달한다. 또한 쿠팡은 지난해 2만2400명을 직·간접으로 고용해 전년 대비 1.5배에 이르는 9886억 원을 인건비로 지출했다.

티몬 역시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티몬은 지난해 매출로 전년 대비 40% 늘어난 4972억 원을 기록하며 만년 3위에서 2위 자리를 꿰찼다. ‘타임 마케팅’과 신선식품 직매입 사업인 ‘슈퍼마트’의 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다만, 신사업에 따른 기술 투자 및 IT 개발 비용이 늘며 적자가 확대돼 전년대비 7% 증가한 1254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위메프는 지난해 4295억 원의 매출로 직전년에 비해 9.3% 줄며 주춤했다. 이 영향으로 매출 부문에서 티몬에게 2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지난해 직매입 매출 비중을 30%가량 낮추며 적자를 줄이는 데는 성공했다. 위메프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90억 원으로 전년대비 6.4% 감소하며 내실을 다졌다.

전자상거래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낸 곳은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다. 지난해 매출 9811억 원과 영업이익 486억 원을 냈다. 하지만 부진한 성적은 마찬가지다. 매출은 전년 대비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22%나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당기순익은 6.9% 줄어든 396억 원을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고, 경기도 동탄에 새로운 물류센터 설립으로 비용 지출이 컸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업체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도 이들 업체의 출혈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용 절감 등을 통해 흑자를 내야 하지만 당장 신세계와 롯데 등 오프라인 대형 유통 공룡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경쟁이 한층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지난 3월 통합법인 에스에스지닷컴(SSG.COM)을 출범했고, 롯데 역시 내년까지 온라인 사업에 약 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응해 쿠팡은 새벽 배송 등 물류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티몬은 타임 마케팅 강화를 위한 인프라와 라이브 플랫폼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위메프 역시 실검 마케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뛰어들면서 이커머스 업계의 생존을 위한 움직임이 더 빨라지고 있다”면서 “치킨 게임에 빠진 이머커스 업계는 올해도 적자 탈피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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