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사업 키우는 야놀자, 제휴 업체들 불만도 커진다

입력 2019-04-03 05:00수정 2019-04-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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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 숙박 업체들, 수수료ㆍ광고비 부담에 더해 야놀자 가맹점과 경쟁도 심화

▲야놀자 CI(사진제공=야놀자)

야놀자가 자체적으로 숙박 프랜차이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기존에 제휴한 숙박 업체들과 마찰음을 내고 있다.

2일 야놀자는 서울, 대전, 대구에서 호텔 프랜차이즈 사업설명회 개최 소식을 밝히며 올해 가맹 사업 확대 의지를 나타냈다. 2011년 중소형 숙박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야놀자는 ‘호텔얌’, ‘호텔야자’, ‘에이치에비뉴’, ‘헤이’ 등 호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부산·경남 지역 최대 호텔 브랜드 더블유디자인그룹(WNH)을 인수했다. 그 결과 보유 브랜드는 ‘하운드’, ‘브라운도트’, ‘넘버25’를 더해 총 7개로 늘어났고, 가맹점 수는 작년 상반기까지 130여 개였으나 현재는 200개를 넘어섰다.

올해 1월에는 호텔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 강화를 위해 오프라인 부문에 김진정 전 테슬라코리아 대표를 영입했다. 야놀자는 김 씨를 오프라인 부문 대표로 신규 선임하고, 호텔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진두지휘하도록 했다.

숙박 중개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하는 야놀자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대하자 제휴 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야놀자와 제휴를 맺은 업체들이 많은 지역의 경우 불만의 목소리가 더 크다.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 성북구 돈암동이다. 이 지역에서 야놀자는 호텔야자와 에이치에비뉴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 에이치에비뉴 성신여대(사진제공=야놀자)

대한숙박업중앙회 성북구 지회 관계자는 “이미 야놀자에 수수료, 광고비 부담을 느끼는 숙박업체들이 많았는데 2017년 말 야놀자가 운영하는 에이치에비뉴가 들어온다고 하니 당시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도의적으로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숙박 업종이 아닌 다른 업종으로 사업을 하면 상관없지만, 숙박 중개를 하는 동시에 가맹 사업을 하니 문제로 느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한숙박업중앙회는 야놀자와 같은 숙박 중개 앱에 내는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자 지난해 ‘이야’라는 자체 앱 개발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에 착수조차 하지 못했다. 대한숙박업중앙회 관계자는 “야놀자, 여기어때 같은 기존 중개 앱이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어서 자체 앱 개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야놀자 제휴업체들이 부담하는 수수료는 지역별로 다르지만, 최대 금액은 예약 거래액의 약 10%다. 여기에 검색 시 상단에 뜨게 하려면 광고비를 따로 내야 한다. 광고비는 월 단위로 최소 몇십만 원에서 최대 300만 원이다.

야놀자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했을 때 최초 설정을 그대로 둔 채 지역 검색을 하면 추천 숙박 업체로 대부분 야놀자의 가맹점이 최상단에 뜬다. 에이치에비뉴가 있는 이대, 건대, 성신여대, 역삼, 광안리 총 5곳 중 광안리를 제외하고 각 지역에서 숙박 업체를 검색했을 때 최상단에 뜨는 업체는 에이치에비뉴였다.

야놀자 관계자는 “설정을 어떻게 해 놓느냐에 따라 상위에 뜨는 업체는 다르다”며 “가맹점이 광고비 할인 혜택 등 여러 혜택을 받는 것은 맞지만, 추천 숙박에서 가맹점과 제휴점 간 차별을 두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이 늘어나면서 제휴 점주들의 우려가 커지는 것에 관해서는 “가맹법을 철저히 지켜서 근접 출점 우려는 해소하고 있다”며 “기존 제휴업체와 경쟁이 심화한다는 우려는 알고 있지만, 중소형 호텔 산업이 발전하면서 고객이 느끼는 만족이 높아지는 데 주목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야놀자의 공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 확대가 오히려 O2O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익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예컨대 배달 O2O 업체인 배달의민족이 식당을 차린다고 나서면 제휴 업체들이 당연히 반발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야놀자가 숙박 중개에서 가맹업체를 우선하는 차별은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고객에게 완전하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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