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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발언대] 소유 시대의 종말
입력 2019-03-26 18:30
이필우 변호사·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이필우 변호사·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경제 체제는 미국과 독일 중심으로 대량 생산·대량 소비를 기초로 성장했다. 대량 설비를 통한 독점적 공급 체계와 세계화를 통한 값싼 노동력의 공급은 소득의 증가로 이어졌고 대량 소비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세계 경제의 흐름은 IT 기술의 발전과 노동 인구의 감소, 가처분소득의 감소라는 암초에 걸렸고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흐름이 시작됐다.

경제 성장의 둔화, 노령 인구의 증가, 1인 가구의 증가, 가처분소득의 감소 등으로 새로운 소유보다는 유휴 자원의 공유를 통한 새로운 소득원 창출의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공유경제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특히 한국 경제는 우수한 ICT 인프라를 바탕으로 숙박, 차량, 공간, 지식, 재능, 금융 분야에서의 공유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포지티브 방식의 규제 체계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법제하에서는 숙박, 차량, 금융 등 각 분야의 공유경제가 합법의 범위 내에 있기 어렵다.

결국 공유경제를 활성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규제 개혁이 필수다. 더불어 공유경제는 기존 사업자와의 갈등을 풀어 나가야 한다.

카풀·택시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공유경제 분야는 기존 사업자와의 갈등 요소가 존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논의와 함께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입법이 필요하다.

그러나 각 분야에서의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 등 이해관계자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국회는 이용자의 입장에서 혹은 공유경제의 큰 틀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한 채 정치적 공방으로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유경제와 관련해 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진지한 논의와 입법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차량 공유의 문제는 여객 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해야 하고 숙박 공유의 문제는 공중위생관리법, 관광진흥법, 농어촌정비법, 살림 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청소년활동진흥법,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등이 개정돼야 한다.

또한 2016년 발의된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과 2018년에 발의된 ‘공유경제 기본법안’ 역시 국회에서 한 번도 논의되지 못한 채 개별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공유경제는 시대적 흐름이다. 물론 공유경제가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그 방향만이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공유경제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 안전성 문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 책임 문제를 입법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일자리 공유의 문제도 공유경제의 흐름과 유사하다. 4차 산업혁명과 ICT 인프라의 발전은 일자리 감소를 의미한다. 대량 생산·대량 소비의 시대가 소멸하고 있는 이상 노동력을 대량으로 필요로 하는 산업은 점점 감소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일자리를 공유하지 않는 이상 증가하기는 어렵다.

여성의 경력 단절 해소를 위해서도 시간제 일자리 등을 통한 일자리 다양화 및 일자리 공유의 활성화는 필수다. 일자리 공유는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대전제하에서 가능하다. 결국 기존 노동자들이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수용할 때 일자리 공유 역시 활성화될 수 있다.

공유경제와 일자리 공유가 논리적으로 의미가 있고, 시대의 흐름이라는 점은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존 사업체와 노동계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정부와 국회, 기업, 학계 모두 공유경제와 일자리 공유의 필요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공유 경제와 일자리 공유는 입법 없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입법은 국회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제는 국회가 답을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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