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건 마클 영국 왕자비 때문에 희비 엇갈리는 다이아몬드 시장

입력 2019-03-2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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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서 탄생한’ 다이아몬드 랩그라운 인기 높아져...천연 다이아 입지 좁아져

▲영국 해리 왕손의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비가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런던/AP뉴시스

다이아몬드 채굴업자들이 영국 메건 마클 왕자비를 못마땅해 하고 있다. 마클 왕자비가 올해 초 첫 공식 행사에 하고 나온 귀걸이 때문이다. 마클은 이날 자연에서 채굴한 다이아몬드가 아닌 실험실에서 배양한 다이아몬드, 일명 랩그라운(Lab-grown) 다이아몬드를 착용했다. 입고 등장하는 옷과 액세서리마다 ‘완판’ 기록을 세우는 왕실의 여인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랩그라운 다이아몬드에 쏠릴 것을 우려한 것이다.

랩그라운 다이아몬드는 실험실의 통제된 환경에서 순수한 탄소 소재를 사용해 만들어낸 합성 다이아몬드다. 화학적, 물리적 그리고 광학적으로 천연 다이아몬드와 똑같으며 오히려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광학적 특성이 더 우수해 ‘흠이 없는’ 다이아몬드로 불린다. 게다가 천연 다이아몬드에서는 얻을 수 없는 색깔을 표현해 낼 수 있다는 특징도 지닌다. 희귀한 빨간색과 희귀한 파란색을 포함해 다양한 색깔의 다이아몬드를 배양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 채굴업자들의 우려는 차츰 현실이 되고 있다. 랩그라운 다이아몬드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랩그라운 다이아몬드 생산량은 매년 15~20% 증가하고 있다. 전체 다이아몬드 보석 시장에서 랩그라운 다이아몬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2%에 불과하지만 성장세가 매우 가파른 것이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는 랩그라운 다이아몬드가 2023년까지 전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의 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랩그라운 다이아몬드가 시장의 관심을 끄는 만큼 전통 다이아몬드 제작업자들의 상황은 우울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 기업인 드비어스 그룹은 1~2월 천연 다이아몬드 보석 매출이 9억 달러로 데이터를 발표한 2016년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 감소에 따라 상품 가격도 201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다이아몬드 거래가격 비교 사이트에 따르면 영국 다이아몬드 광산업체인 페트라다이아몬드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사람들도 점점 천연 다이아몬드와 같은 가격에 더 질 좋은 랩그라운 다이아몬드를 찾고 있다. 양질에다가 색깔도 다양하다는 점이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있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컨설팅 업체 MVI마케팅의 마티 허위츠 최고경영자(CEO)는 “광산에서 채굴한 다이아몬드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더 다양한 다이아몬드 상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질과 다양성을 모두 잡은 랩그라운 다이아몬드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분위기도 우호적이다. 미 연방통상위원회(FTC)는 작년 7월 다이아몬드 개념에 랩그라운 다이아몬드를 포함시켰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다이아몬드파운드리는 1월에 중국에 사무소를 열었고 오레곤에도 공장을 건설했다.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모나 사다트 아크하비는 “랩그라운드 시장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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