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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이 혁신성장의 답이다⑮] 김기웅 위쿡 대표 “공유주방 규제, F&B 산업 가로막아”
입력 2019-03-25 05:00
“개별 사업장보다 더 위생적…올해 지점 20개 돌파 목표”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가 24일 종로구 사직동에 있는 위쿡 공유주방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이지민 기자 aaaa3469@)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경쟁 업체가 없었다. 작년부터 여타 공유주방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왜 나왔을까를 생각해보면 배달 시장이 커지고, 온라인 유통 시장 커져서다. 시장 상황은 이렇게 빠르게 바뀌는데 정부 부처나 공무원들의 현실 인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바야흐로 공유주방 전성시대다. 1년 사이 속속 관련 업체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우버 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이 만든 공유주방 서비스도 이르면 내달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공유주방은 ‘규제’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국내 최초로 공유주방 서비스를 선보인 김기웅(39)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를 만나 규제 애로와 공유주방 산업의 전망을 들어보았다.

2014년 3월까지 증권사에서 파생 트레이더로 일했던 김 대표는 증권사를 나올 당시만 해도 공유주방 사업에 뛰어들 생각이 없었다.

그는 “가정간편식(HMR)을 생각하고 증권사를 나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배달 음식점을 시작했다”며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외식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몸소 겪었다”고 회상했다.

문제를 풀 방안을 고민하다가 김 대표가 고안한 것이 지금의 공유주방이다.

그는 “자원을 공유하고 고정비를 절감하는 서비스를 내놓으려는 노력이 발전해 지금의 서비스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 앱 시장의 확대과 마켓컬리와 같은 온라인 푸드마켓 업체들의 성장도 기회 요인이었다. 전통적인 식음료(F&B) 매장이 줄어들고 있었다. 반대로 효율적인 생산과 배송이 되는 공간의 수요는 늘어났다.

2015년 10월 법인 설립 뒤 김 대표는 2016년 6월 국내 최초 공유 주방 ‘위쿡’ 서비스를 시장에 내놨다.

대치동 지점으로 첫선을 보여 현재는 공덕지점, 사직 지점 총 3곳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위쿡을 사용한 누적 팀은 460팀 이상이며 현재 한 달 기준으로 80팀가량이 위쿡을 쓰고 있다.

올해 목표는 지점을 20개까지 늘리는 것이다. 누적투자액은 100억 원을 넘겼고, 조만간 대규모 투자 유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인터뷰에 앞서 이달 7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규제개혁 끝장캠프’에서 김 씨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당시 김 대표는 두 가지 규제 애로를 토로했다. ‘1개 영업소·1인 영업자·1개 영업’ 규제를 풀고, B2B(기업 간 거래) 유통을 허용해 달라는 점이었다. 끝장캠프 토론 결과 김 대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주방시설을 공유해 다수의 영업자가 활용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B2B 유통 문제는 아직 난제로 남아 있다.

B2B 유통이 안 된다는 말은 공유주방에서 식음료 제조 사업자가 만든 음식을 주변 편의점을 비롯해 마켓컬리 같은 업체를 통해서도 팔 수 없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위쿡 공유주방에서 만든 도시락 100개를 사업장 주변 주민에게 팔면 합법인데 주변 편의점에 100개를 납품하면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체들이 일일이 식품제조가공업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공장에 아웃소싱해도 최소 생산 단위를 3000개로 부른다”며 “안 팔리면 모두 재고 부담으로 돌아오고, 이런 일 때문에 F&B 사업자들이 신규 진입이 어렵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식품 시장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따라온다.

‘위생’을 이유로 공유주방이 규제받는 것에 관해 김 씨는 식약처나 일반 대중이 오해하는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여러 사업체나 팀들이 주방을 공유하는 공유주방이 더 위생 관리에 철저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위쿡은 주방을 설계할 때부터 위생 관리를 고려했고, 위생사가 상주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개별 사업들이 운영하는 폐쇄된 공간이 오히려 상시적인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며 “영업 허가를 낼 때, 1년에 한 번 위생 점검 나올 때만 신경을 쓰다가 우수수 위생법 위반으로 걸리는 데가 많은 이유”라고 꼬집었다.

정부에 바라는 공유경제 지원책이 있느냐는 물음에 김 대표는 “규제를 풀어주는 게 지원책”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공유주방에 F&B 산업 생태계를 혁신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업자 계약 등록을 하려면 임대차 계약을 해 하는 등 음식을 만드는 공간이 본인 소유여야 한다는 생각은 불합리하다”며 “건물주만 잘되는 상황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F&B 사업은 창업률도 높지만, 폐업률도 높다”며 “공간과 설비에 큰돈을 투자하기 마련인데 실패할 때 떠안는 비용이 인생에 타격을 주는 수준”이라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위쿡이 단순한 부동산 임대업이 아닌 음식을 만드는 사람, 사업자가 필요한 모든 것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공간을 빌려주는 것을 넘어 사업화를 위한 판로, 배달, 연구개발(R&D) 등을 지원한다는 뜻이다. 그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될까?’라는 생각을 직원들 모두 했지만, 이제는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F&B 스타트업, 사업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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