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젤리제 상점 약탈·방화...또 과격해진 ‘노란조끼’ 시위

입력 2019-03-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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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차 집회 열린 샹젤리제 거리...경찰과 시위대 대치

▲지난달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노란 조끼 집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고무탄 발사 경찰 사진과 최루탄 반대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파리/AP뉴시스
프랑스에서 작년 11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노란조끼’ 시위가 또다시 폭력사태로 번졌다고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제18차 ‘노란조끼’ 집회가 열렸다. 집회 도중 일부 폭력 시위대가 유명 레스토랑과 패션 브랜드 매장을 약탈하고 방화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 결과 샹젤리제 거리의 고급 식당 ‘르푸케’, 고급 의류브랜드 ‘휴고 보스’와 ‘라코스테’ 매장이 부서지고 불에 탔다.

또 시위대는 개선문 앞과 샹젤리제 거리 곳곳에서 바리케이드를 쌓고 경찰에 돌을 집어 던졌다. 이에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섰다.

프랑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파리 중심가에는 오후 1시 기준 7000~8000명의 ‘노란 조끼’ 시위대가 집결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지난주 2만8000명이 모였던 17차 집회보다 더 많은 시위대가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에만 5000명의 경찰력을 배치해 시위대와 대치했다. 이날 오후 2시까지 파리에서만 90여 명이 연행됐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이날 모습은 시위대가 아닌 약탈자와 범죄자들의 행동이었다. 어떤 목적으로도 이런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작년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대한 반발로 촉발된 노란조끼 시위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11월 17일 1차 집회를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서민경제 개선과 직접 민주주의 확대 등을 요구하며 18차 집회까지 이어지고 있다.

외신들은 이날 시위가 폭력사태로 변한 이유에 대해 전날 종료된 ‘국가대토론’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국가대토론’을 전국에서 개최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정부 주도의 국가대토론을 국정 실패를 가리기 위한 술수라고 비판했다.

한편 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진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지방의 스키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겼던 것으로 전해져 비난을 샀다. 마크롱 대통령은 황급히 파리로 돌아와 사태 수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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