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24년 뒤 난청 진단받은 탄광 노동자…법원 “업무상 재해”

입력 2019-03-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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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소음성 난청, 초기 인지 못해…뒤늦게 자각 가능”

(이투데이DB)
탄광에서 일하다 퇴직한 지 24년이 지나 난청 진단을 받았더라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김주현 판사는 탄광 노동자였던 A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법원은 퇴사한 지 24년이 지나 난청 진단을 받았더라도 업무 환경과 난청 특성상의 이유를 들어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난청은 원고가 광산에서 다년간 채탄, 굴진 작업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소음에 노출돼 발생한 소음성 난청이거나, 노인성 난청이 악화돼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난청과 업무 사이의 인과 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업소에서 퇴직한 지 수십 년이 지나 난청 진단을 받은 점에 대해서는 “소음성 난청은 초기에 일상생활에 거의 필요 없는 고음역대에서 청력 저하가 이뤄져 자각하지 못할 수 있다”며 “시간이 흐른 후 저음역대로 진행돼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가 돼야 난청을 인지하는 경우도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재판부는 △A 씨에게 청력 저하와 관련 있는 다른 이비인후과 병력이 없는 점, △법원 감정의가 직업력, 청력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소음성 난청과 노인성 난청의 혼재 소견을 밝힌 점 등을 들어 A 씨의 난청이 장해급여 지급 대상에 해당한다고 봤다.

광산에서 12년간 근무했던 A 씨는 퇴직 후 24년이 지나 청력 소실, 소음성 난청, 이명 진단을 받아 2016년 근로복지공단에 난청으로 인한 장해급여를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원고의 연령과 소음 노출 중단 기간을 감안할 때 업무로 인해 현재의 난청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장해급여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A 씨는 “다년간 채탄, 굴진 작업을 하느라 지속적으로 소음에 노출돼 난청이 발생했다”며 지난해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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