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열린연단 5주년 특별강연… 김우창·오세정 “학문의 전문성 살려야”

입력 2019-02-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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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연단 5주년 특별 대담 전경. (네이버문화재단)

오늘날의 대학 교육이 필요한 지식과 교육을 하는 것인지, 우리 사회에서 공교육이 의미 있는 교육을 하는 것인지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인문학, 기초과학의 위기 담론의 확산과 더불어 제도권의 여러 가지 교육 시스템도 많은 도전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인간 수명이 길어지면서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 사람들을 ‘공부’의 길로 인도하면서 다양한 강연과 교양교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네이버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은 강연 프로젝트 5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학문과 교육의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특별 대담을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6일 진행한 특별 대담에는 열린연단 자문위원장인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와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대담자로 나섰으며 이승환 고려대 철학과 교수가 사회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유종호 전 연세대 석좌교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한성숙 네이버 대표 등이 참석해 열린연단 5주년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 유종호 전 연세대 석좌교수는 “국민·학문·정치의 수준, 이 3자가 같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 나라가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라며 “우리 사회에 좀 더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열린연단을 처음 구상할 때의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5년간 비교적 짜임새 있게 진행되고 있지 않나”며 5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식백과 콘텐츠를 만들며 지식 대중화를 위한 작은 생각에서 시작한 열린연단이 벌써 5주년을 맞이했다”라며 “변화가 대세인 오늘날 시대에도 학문적 수준을 유지하며 ‘쉽게 가지 않는 강연 시리즈’로 열린연단 강연이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날 대담은 학문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와 현실적으로 먹고사는 데 도움이 되는 ‘공부’를 연결할 방법은 없을지, 위기와 변화 앞에 놓인 우리 사회의 교육과 학문의 오늘과 내일을 깊고 폭넓은 시각에서 진단했다. 또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한 서울대 오세정 총장이 대담자로 참여해 공부와 교육에 대한 좀 더 현실적인 생각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열린연단 5주년 특별 대담에서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네이버문화재단)

열린연단 강연 프로젝트는 지난 5년간 모두 234회의 강연이 열렸다. 출발 단계에서 기획 과정이나, 취지, 방향은 어떠했는지, 현재 시점에 지난 열린연단의 5년에 대해서 김우창 교수는 “학문의 전 영역, 인문사회과학 전부 담으려고 노력했다”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일반 대중이 지식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문 자체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역사적으로 수천 년의 생활 지적 습관을 바꿔야 됐고 또 지난 수십 년 동안에 모든 것이 바뀌는 세상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을 종합해 지적인 학문으로 모든 사람이 얘기할 수 있는 화제로 바꿔야 된다”라며 “일반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학문적 기준을 낮추지는 않는 그런 강연 시리즈를 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라고 계기를 설명했다.

오세정 총장은 “우리나라에서 사실 고급문화로서의 교양교육이 이렇게 있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라며 “열린연단처럼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까지 아우르며 깊이 있는 지식 콘텐츠를 얘기를 했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할까 사실 굉장히 회의적이었는데 열린연단이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 강연도 제가 자문위원으로 있을 때보다 훨씬 늘어나 역시 내가 떠나니까 잘 되는구나 생각했다”라며 “결국은 좋은 스피커, 즉 전문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남에게도 자기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전문가를 섭외할 수 있느냐가 제일 관건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열린연단 5주년 특별 대담에서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네이버문화재단)

우리가 왜 지속적으로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김 교수는 “공부가 근본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사람에게 호기심이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아는 게 굉장히 많은 것 같지만 결국 공부를 하게 되면 알게 되는 것은 ‘세계는 알 수 없는 것이다’를 깨닫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사람이 자기 자신, 인간 그리고 세계에 대해서 좀 더 조심스럽게 대하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서 오 총장은 “우리 대학 교육의 문제점 중의 하나가 우리가 기르고자 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마다 특징이 있으니까 당연히 달라야 될 텐데. 우리가 뽑을 인재상이 무엇인지 서로 합의할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라며 “요즘 우리 사회가 초연결 사회가 되면서 굉장히 외롭게 느끼는 사람도 많고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이념적인 갈등도 많아 리더가 되려면 적어도 타인을 이해하고 타인과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학문과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학문의 전문성을 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학문이라는 게 자립적이고 독자적이라는 것은 살려야 한다”라며 “전문적인 교육·연구, 산업체와의 협동 연구 그리고 학문 상호 간의 교류가 대학 교육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오 총장 역시 “기초 학문의 경우에는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전체 큰 본질에서 고민이 필요하다”라며 “우리 대학에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싱크탱크를 만들어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붙어서 연구하면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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