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상화폐 배척, 낡은 프레임 일관하는 불통 정부

입력 2019-02-19 18:05

김우람 중기IT부 기자

“문제가 되면 금지하는 게 전부다. 금융당국에선 너무 안일한 대처만 해오고 있다.”

취재 중 만난 한 스타트업 대표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정부가 꼭 사업을 하지 말라고, 발목을 잡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정부는 많은 부분에서 소통보다는 불통을 고집하고 있다. 특히 미운털이 제대로 밖힌 블록체인 업계에선 더하다. 크게 관심을 끌었던 2017년부터 가상화폐(암호화폐)로 자금을 모집하는 형태의 사기 피해가 심각하다고 ‘가상화폐공개(ICO)’를 전면금지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ICO 시장동향 조사 결과로 의기양양해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두 기관을 중심으로 ICO 실태조사를 발표했는데, 명분은 투자자 피해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도 ICO에 관대하지 않다며, 국제적 추세에도 맞다고 했다.

미국도 ICO에 관대하지 않은 것은 맞다. 그렇다고 전면금지라는 무책임한 정책은 아니다. 증권법으로 제대로 규제받도록 유도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실물자산을 ICO 형태로 펀딩하는 STO(증권형토큰공개)로 숨통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이더리움의 기술과 기능, 운영상 특징 등을 포괄적으로 묻는 이더리움 커뮤니티(재단)에 질의했다. 이는 규제가 당장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술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란 것에서 의미가 있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영리한 인터넷 사용자 앞에선 금지가 실효성을 발휘하기 힘들다. 사실상 우리나라 기업이 다른 나라를 통해 ICO를 하고, 적지 않은 투자자가 국내에선 금지된 코인 마진거래를 해외거래소에서 하고 있는 실정이다. ICO 관련한 투자자 피해가 큰 것은 정부가 교통정리를 하지고 않고, ‘폐쇄’를 했기 때문에 옥석을 가릴 만한 정보가 시장에 없어서다.

정부는 여전히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분리해 접근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정부가 아직 기술 이해도가 낮다고 반박한다. 기술과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공부를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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