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2인자 올라선 LGU+… 셈법 바쁜 SKT·KT

입력 2019-02-1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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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 케이블TV 인수 가능성…‘합산규제 재도입’ 여부 변수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 CJ헬로 인수를 사실상 확정했다. 이번 합병으로 LG유플러스는 시장 4위에서 단숨에 2위로 올라서면서 유료방송 업계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번 주 이사회를 열어 CJ헬로 인수안을 최종 결정한다. LG유플러스는 2017년 하반기부터 1년 넘게 CJ헬로와 인수합병(M&A) 협상을 진행해 왔다. 매각 금액을 두고 장고 끝에 최근 의견 조율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의 최대 주주는 53.92%를 보유한 CJ ENM으로, 이를 전량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가격은 최대 1조 원 규모다. 이는 3년 전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검토할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 제한과 지배력전이 등 시장 독과점을 우려해 SK텔레콤과 CJ헬로 인수합병을 불허했다.

다만, 이번 M&A는 LG유플러스가 시장 4위인 만큼 시장 독과점 문제에서 자유롭다. 때문에 공정위 심사를 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M&A가 성사되면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24.43%까지 올라 SK브로드밴드(13.97%)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선다. 1위인 KT 계열(KT·스카이라이프 합계 30.86%)과도 6%포인트 차로 격차를 좁히면서 유료방송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SK텔레콤과 KT의 케이블TV 인수전으로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과거 CJ헬로 인수에 실패한 SK텔레콤도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다각적 방법으로 케이블TV 업체와의 M&A를 모색 중이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케이블TV 인수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해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4일 2019 과학기술인 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에서 “케이블 TV 인수 여부와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이 그룹 내 M&A 전문가로 통하는 점도 M&A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 사장은 과거 도시바와 하이닉스 인수를 이끄는 등 굵직굵직한 M&A를 성사시킨 바 있다.

KT도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TV 인수를 검토 중이다. KT는 가입자 206만51명(6.45%)을 보유한 딜라이브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는 각각 660만5107명(20.67%), 325만4877명(10.19%)으로 총 30.86%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점유율은 37.31%로 올라가 CJ헬로를 인수한 LG유플러스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

다만, 국회에서 논의 중인 합산 규제 재도입 여부에 따라 KT의 M&A 시장 합류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합산 규제는 방송의 공공성과 여론의 다양성 확보를 명분으로 IPTV나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33.33%로 제한한 법이다. 2015년 도입된 후 지난해 6월 일몰됐다. 현재 재도입 논의가 한창인데, 재도입이 확실시되면 KT의 케이블TV 인수는 물 건너간다.

KT 측과 딜라이브 등 케이블 TV 업체들은 합산 규제 재도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시대착오적 발상인 데다,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독점적 시장 재편을 봉쇄해 방송시장의 성장을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하는 소비자의 선택을 가로막는 것이기 때문에 합산 규제 재도입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 과방위는 14일 오전 10시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KT와 과기정통부로부터 합산 규제 재도입 보류 기준으로 삼기로 한 KT스카이라이프 지분 매각 방안 등 공공성 강화 방안을 보고받는다. 이 자리에서 합산 규제 재도입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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