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에 연준 ‘비둘기 신호’ 효과 무색

입력 2019-02-01 14:23수정 2019-02-0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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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경제클럽 정찬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연준은 30일 이틀간의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성명을 내놓는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긴축 속도를 줄이기로 하면서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지만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인해 그 효과도 무색하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주식시장은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신호 덕에 상승세를 보였다.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2.25~2.50%에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금리 결정에서 인내심을 보일 것이라며 보유자산의 점진적인 축소 계획에도 변화를 줄 뜻을 밝혔다. 이 효과는 31일까지 이어졌다.

1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개월 연속 경기 확대와 악화의 분기점이 되는 50 밑으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12월부터는 개선했다. 서비스 PMI는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국의 개인소비가 약해졌지만 바닥을 쳤다는 관측도 피어올랐다. 또 급브레이크가 걸려 있던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둔화세가 완만해졌다. 중국의 과잉 생산 능력은 주요 철강·시멘트 기업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로 국제 시장에 충격을 준 2015~2016년 수준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상태에 있다.

여기까지는 모두 순조로워 보인다. 문제는 세계 무역 상황이 계속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 제조업의 빠른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중국 PMI를 구성하는 신규 수출지수는 고비인 50을 밑돌았지만 12월부터는 개선됐다. 하지만 2018년 초 이후 5%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미국의 수출도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 마찰뿐만 아니라 유럽 경기 둔화도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키트의 PMI 데이터에 따르면 1월 유로존 수출은 약 4년 만의 최대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일본의 PMI에서도 수출은 2년 반만의 최저 수준으로 침체됐다.

네덜란드 경제 정책 분석국에 따르면 세계 교역량은 2018년 중반까지 전년 대비 3~5%의 속도로 증가했지만 11월은 성장이 거의 멈췄다. PMI는 세계 무역 동향에 선행하는 것인 만큼 세계 무역량은 이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은 신용 성장이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다. 이것은 산업 활동의 본격적인 회복이 적어도 반년 후나 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즉, 미국 경제 성장이 어떻든 투자자는 향후 수개월 동안 미국 이외의 부진한 거시 경제지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준 워처들은 “푹신푹신한 비둘기 깃털 매트리스에서 몸을 쉬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침대 밑에 숨어있는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진 ‘괴물’은 아직 상당히 배가 고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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