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브라질서도 철수하나...“3년간 막대한 손실, 더는 돈 못 잃어”

입력 2019-01-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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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계속 쏟아 붓지 않을 것...신규투자는 올해 실적에 달렸다”

▲브라질 신차 판매 추이. 단위 대. 작년 12월 18만9411대. 출처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지난해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북미 공장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던 제너럴모터스(GM)가 중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도 발을 뺄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GM은 브라질 직원들에게 신규투자는 현지 사업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회생 계획이 올해 잘 실현되는지에 달렸다고 경종을 울렸다.

카를로스 자를렌가 GM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브라질 내 5개 생산공장 종업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 3년간 막대한 손실을 봤다”며 “우리 사업은 모든 사람의 희생이 요구되는 중요한 순간에 이르렀다”고 운을 뗐다. 그는 “더는 돈을 잃을 수 없다. 우리는 자본을 계속 쏟아 붓지 않을 것”이라며 “신규투자는 올해 실적에 달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를렌가의 이메일은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1일 투자자들에게 중남미 시장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언급한 내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풀이했다. 브라질 일간지 ‘O에스타도데상푸울루’가 전날 처음으로 자를렌가 CEO의 이메일을 보도했다.

현지 근로자들은 GM이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판매를 회복하면서 폭스바겐과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을 제치고 브라질 1위 자동차업체가 된 가운데 자를렌가의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가 나오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CNBC는 전했다.

브라질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8년 브라질 신차 판매는 전년보다 14.6% 증가했다. GM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며 FCA와 폭스바겐이 나란히 2~3위에 올랐다. 브라질 전체 신차 판매량은 약 247만 대, GM은 38만9500대로 각각 집계됐다.

브라질 ‘상 주제 두스 캄푸스’ 금속노조의 헤나투 아우메이다 부위원장은 “GM의 성명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그들은 브라질에서 좋은 순간을 보내고 있다. 공장 폐쇄를 정당화할 근거가 없다”고 반발했다.

자를렌가 CEO는 “브라질 경영진들이 ‘생존계획’을 준비했다는 점을 미국 본사 중역들에게 주지시켰다”며 “그러나 우리의 계획이 성공하려면 지역 노조와 공급업체, 판매 대리점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GM의 새로운 투자와 우리의 미래는 이 계획에 달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자를렌가는 지난해 4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저가의 신모델들이 올해 브라질 시장에 도입될 것”이라며 “브라질에서 우리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선전했다. 당시 그는 “경기침체기에 브라질 인력 35% 감축을 포함한 비용절감이 2017년 중남미에서 적게나마 흑자를 기록하는 데 공헌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경제는 2015~16년 경기침체 이후 점진적으로 회복하고 있다. 다만 최대 수출시장인 아르헨티나가 인플레이션과 자국 통화 가치 급락으로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새로운 어려움에 처했다. 투자자들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정상이 자신들이 약속했던 경제개혁을 실현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정부는 자동차 업체들에 세제 혜택과 보조금 연장 등 15년 기한의 지원 패키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올해 초 정권을 잡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신임 대통령은 정부가 자동차산업 등에 계속해서 보조금을 지원할 여력이 없다며 기존 보호주의적인 정책을 폐기하는 것이 브라질 경제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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