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목표가 괴리율’ 제도 자화자찬 빈축

입력 2019-01-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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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리서치 지표 악화 영향인데…내외국계 격차 축소로 해석

금융감독원이 1년간 실시한 리서치보고서 제도개선 방안이 증권사들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목표가 괴리율 측면에서 내ㆍ외국계 간 격차가 줄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오히려 외국계의 괴리율 악화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금감원은 증권사 리서치보고서 제도 운영현황을 발표했다. 앞서 금감원은 2017년 9월부터 리서치보고서 신뢰성 제고와 애널리스트의 독립성 강화 등을 목적으로 제도개선 방안을 시행해왔다. 개선 방안에는 △목표가-실제 주가 괴리율 공시 △검수 기능 강화 △보수산정기준 명확화 등이 담겨있다.

이후 금감원은 제도 시행 전 1년과 시행 후 1년을 비교 분석했다.

우선 투자의견의 경우 매도의견 대비 매수의견이 압도적 수준이었던 기존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제도 개선 후 매도의견 비중은 2%로, 내국계 증권사의 경우 매도 비중이 0.1%에 머물러 여전히 매수의견이 지배적이라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측은 내-외국계 증권사간 괴리율 격차가 줄었다고 설명했으나 이는 외국계의 괴리율 증가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제공=금융감독원)

목표가와 실제주가 간의 괴리율 공시에선 효과가 있어 보였다. 제도 개선 이후 외국계와 내국계 증권사의 괴리율 격차가 평균가 기준 7.9%에서 1.5%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평소 내국계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던 외국계 괴리율이 증가한 결과로, 내국계 증권사의 괴리율에는 여전히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외국계의 괴리율은 제도 시행 전 -13.3%에서 시행 후 -19.5%로 악화한 반면 내국계는 -21%를 유지했다. 격차가 좁혀져 마치 제도개선 효과처럼 보였지만 보고서의 신뢰성 제고라는 본래의 목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애널리스트가 작성하는 리포트에서의 목표가-현재가 괴리율은 물론 낮을수록 좋은 것"이라며 "애초에 금감원이 해당 제도를 시행할 때도 괴리율을 낮추려는 취지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7년 1월 금감원은 "목표주가가 객관적 근거 없이 과도하게 추정되는 사례가 감소될 것"이라고 제도에 대한 기대효과를 밝힌 바 있다.

리서치보고서의 내부 검수와 이를 위한 심의위원회 운영 권고 역시 리서치보고서의 질을 높이는데 역부족이었다. 외국계의 경우 내부검수 조직과 심의위를 설치한 증권사의 괴리율이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내국계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심의위를 설치한 증권사의 괴리율이 설치하지 않은 곳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애널리스트 보수산정 기준의 경우 평가요소의 반영수준이 높은 증권사의 괴리율이 대체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행 제도 운영상 발견된 오류ㆍ이행 미흡 사항에 대해선 간담회 등을 통해 업계에 전파하겠다”며 “향후 리서치보고서 신뢰성 제고를 위해 증권사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등 개선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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