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험업 유리천장 깨진다] 올해 女임원 10명 승진… 고위직 성평등 인사 ‘마중물’

입력 2019-01-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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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색채 강한 보험권, 삼성화재 필두 ‘女風’ 확산 조짐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사람을 쓰는 일은 곧 모든 조직의 시작과 끝이다. 올해 시작을 앞두고 주요 금융사의 임원 인선이 마무리됐다. 눈에 띄는 특징은 ‘여성 임원’ 강세와 1960년대생으로의 ‘세대교체’다. 특히, 올해 여성 임원 10여 명이 승진했는데 이는 앞으로 여성 임원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은행권, 여성 임원 증가 폭↑ = 주요 시중은행은 올해 인사에서 여성 임원의 수를 대폭 늘렸다. 비록 남성 임원이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구성 가운데 한 자릿수 증가이지만 상징성은 남다르다. 이들은 대부분 각 분야에서 ‘최초 여성 임원’이라는 상징성이 큰 만큼 앞으로 행보도 기대된다.

먼저, 신한금융지주 왕미화·조경선 본부장은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이들은 신한은행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임원이다. 신한은행 내에서 총 3명이 승진(지주 제외)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상징성을 벗어나 여성만의 리더십과 세심함을 은행 전반에 이식하겠다는 신한지주의 의도도 엿볼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여성 임원을 3명 추가로 충원해 여성 임원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여성 최초 준법감시인에 임명된 조순옥 상무를 비롯해 김종란 신탁본부 상무와 이미경 IPS본부장 등이 중용됐다. 이에 국민은행은 기존 2명의 임원을 포함해 총 5명의 여성 임원이 포진하게 됐다.

우리은행 역시 여성 임원 2명이 승진했다. 정종숙 WM그룹장은 지난해 11월 부행장보로 승진됐다. 이는 2015년 우리은행 최초 여성 부행장에 임명된 김옥정 부행장 이후 3년 만이다. 또 외환그룹 상무에는 송한영 본부장이 승진 임명됐다.

KEB하나은행은 총 3명의 여성 임원이 등용됐다. 노유정 변화추진본부장과 백미경 소비자보호본부 전무, 김남희 남부영업본부 본부장 등이다. 또 금융공기업인 한국수출입은행은 창사 43년 만에 첫 여성 임원을 임명해 눈길을 끌었다. 김경자 신임 중소중견기업금융본부장은 심사평가단장과 수원지점장, 미래산업금융부장 등을 역임했다. 수은 측은 “앞으로도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남녀 차별 없이 발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요 은행의 여성 임원 증가세는 은행연합회로도 이어졌다. 은행연합회는 이경희 홍보실장을 상무이사로 임명했다. 은행연합회 역시 이번 여성 임원 발탁으로 총 2명의 상무가 근무하게 됐다.

◇여성 임원 ‘불모지’ 보험업계 = 보험업계는 업계 특성상 남성 중심 조직 특성이 강하다. 이런 가운데 삼성화재는 이번 인사에서 오정구 송파지역단장을 상무로 발탁해 주목된다. 오 신임 상무는 대전 대성여상을 졸업한 뒤 1987년 입사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고졸 출신 여성을 임원으로 발탁해 조직 유연성과 다양성을 확보했다”며 “성별과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에 따른 인사 철학을 구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험업계 여성 임원은 전체 비중이 여전히 10% 미만 수준이다. 일부 보험사는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곳도 있을 정도다. 다만, 외국계 보험사는 여성 임원의 비율이 20~30%가량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여성 임원은 총 454명으로 전체의 3%에 불과했다. 산업별 여성 임원 비율에서 금융보험업은 3.7%로 도소매업(4.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금융보험업은 2016년 2.7%에 불과했지만 2017년 크게 상승했다. 또 여성 임원이 1명이라도 있는 기업 비중이 가장 높은 산업 분야에 금융보험업이 45.2%를 차지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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