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스마트폰 양대축 ‘흔들’… 하반기 회복론 ‘우세’

입력 2019-01-0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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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 전자 투톱, 올해는…

공급과잉 따른 가격 하락세 본격화

TV·가전 마케팅 증가 부정적 요인

하반기 재고 조정·수요 증가 예상

신수종 사업 성장 ‘상저하고’ 전망

삼성전자가 지난해 창립 이후 최고 실적을 거둔 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이 이어진 덕분이다. ‘반도체 고점’ 논란은 재작년부터 시작됐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분기마다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했고, 신기록 행진은 멈췄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발표할 때만 해도 ‘연간 매출 250조 원·영업이익 65조 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4분기 실적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실제 수치는 낮아졌다.

8일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8조 원대 초반으로 전분기(13조6500억 원)보다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가격 하강곡선은 우리 경제 전체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사업도 실적 부진의 한 원인이다. IM(IT·모바일) 부문은 갤럭시S9 시리즈의 판매가 기대 이하에 머물며 영업이익이 1조6000억 원대에 그친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이후 삼성전자 IM부문 분기별 영업이익이 2조 원을 넘지 못한 것은 2016년 3분기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으로 1000억 원에 그쳤을 때를 빼면 처음이다.

LG전자의 4분기 어닝쇼크 역시 스마트폰 적자 확대가 컸다. LG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작년 10월 세계 최초 5개 카메라를 탑재한 LG V40 씽큐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반등의 기회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800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펼치는 TV와 가전 사업은 두 회사 모두 연말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두 회사 올해 실적 전망은 나란히 ‘상저하고’ 패턴이다. 증권사들의 올 1분기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 58조4300억 원에 영업이익 11조6400억 원이다. 2분기는 각각 57조8800억 원과 11조3800억 원으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수요도 되살아나면서 부활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3분기부터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0조 원과 12조 원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실적 공시에 첨부한 설명자료에서 “메모리 사업은 하반기에 성수기 영향과 신규 CPU 확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급이 점차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상반기까지는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인 뒤 하반기에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보다 성적이 조금 더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TV 사업의 영업이익이 다소 줄어들겠지만 가전사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VC(전장) 사업의 경우 자동차용 조명업체 ZKW 인수 효과가 본격화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도 적자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도 가전·TV 사업에서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판매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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