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셧다운·금융시장 혼란·찍힌 파월...트럼프 행정부 소방수 된 므누신

입력 2018-12-24 10:52수정 2018-12-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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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금융안정감독위원회 회의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연말 연시 혼란에 빠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소방수 역할을 떠맡게 됐다. 증시 하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셧다운 사태, 금리 인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미운털이 박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해임설까지 진화하고 나섰다.

미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멕시코 국경장벽 비용 문제를 둘러싸고 예산안 처리에 실패, 22일(현지시간)부터 정부 기관 일부가 폐쇄되는 사태를 맞았다. 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은 50억 달러 규모의 멕시코와의 국경장벽 건설비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야당인 민주당은 국경장벽 건설에 반대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어 사태가 해결될 전망은 서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믹 멀베이니 예산국장은 23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셧다운이 28일 지나서 (1월 3일) 개원하는 차기 의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사태의 장기화를 시사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멀베이니는 올 연말 사임하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으로 내정돼 있다.

같은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에서 “마약과 갱단, 인신매매, 범죄자 등 많은 것들의 미국 유입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장벽이나 방벽”이라며 “드론과 나머지 것들은 멋지고 재미있다. 그러나 낡은 스타일이지만 오직 장벽만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벽 예산을 반영해야만 셧다운을 해제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이다. 내년 1월 3일 차기 의회가 개원하면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선출된 새 의원들이 자리를 메우는데, 하원은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전까지 장벽 예산 반영을 밀어부칠 셈이다.

미 정치권이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면서 연말 금융시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었다. 지난 2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4.23포인트(1.81%) 하락한 2만2445.37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50.84포인트(2.06%) 내린 2416.5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95.41포인트(2.99%) 급락한 6332.99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고, 나스닥은 지난 8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약세장에 진입했다.

설상가상, 한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적으로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CM)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격분해 이러한 논의를 했다는 것이다.

상황이 겉잡을 수 없이 흘러가자 므누신 장관이 수습에 나섰다. 므누신 장관은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해임을 시사한 적이 결코 없다고 자신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에게 파월 의장을 해임할 권한이 자기에게는 없다고도 말했다는 것.

앞서 므누신 장관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증시가 폭락한 데 대해 “컴퓨터 프로그램 거래가 주가를 더욱 떨어트렸다”며 “시장의 반응은 과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금리 인상은 예고됐던 것”이라며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실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23일에도 므누신 장관은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씨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6대 은행 CEO들과 전화 회의를 통해 “윤택한 자금 공급을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 증시가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셧다운까지 겹치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므누신 장관은 “정부 기관의 일부 폐쇄 상태에서도 미 재무부는 금융 서비스 등 중요한 업무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24일에는 연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금융당국과도 전화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증시가 1930년대 이후 최악의 12월을 맞으면서 므누신 장관이 시장 안정을 위한 부담을 안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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