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체포 전 사이카와 닛산 CEO 해임 추진”…역습에 당했다?

입력 2018-12-1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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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 판매 둔화·일본 품질검사 비리로 사이카와에게 불만

▲카를로스 곤 일본 닛산자동차 전 회장이 지난해 9월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이 사이카와 히로토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해임을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곤 전 회장이 지난달 일본 검찰에 체포되기 전에 사이카와 경질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미국시장에서의 판매 둔화와 일본 내 잇따른 품질검사 비리로 사이카와에 대한 불만이 커져왔다. 이에 곤은 수개월 전부터 닛산 경영진을 쇄신할 의향을 나타내면서 사이카와 퇴임 계획을 일부 임원에게 전달했다. 한 소식통은 “곤 전 회장이 11월 하순 있을 이사회에서 사이카와 해임을 제안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곤 전 회장이 오히려 지난달 19일 일본 검찰에 체포되고 같은 달 22일 이사회에서 회장직에서 해임되는 등 사이카와 CEO가 역습에 나서 성공한 모습이 연출됐다.

사이카와 CEO가 자신에 대한 곤의 해임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는 WSJ의 문의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닛산은 곤 전 회장의 회사 자산 부정 사용 의혹을 수개월 전부터 은밀히 조사해 정보를 도쿄 지검에 제공, 결국 곤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했다. 이런 중대한 내부 조사를 사이카와 CEO가 주도했을 가능성은 크다. WSJ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곤 전 회장이 프랑스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추진했다며 그의 몰락은 일본 경영진들의 쿠데타와 같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도쿄지검 특수부가 10일 오후 곤 전 회장과 그렉 켈리 전 닛산 대표이사에 대해 보수 허위 기재와 그에 따른 세금 회피 혐의로 정식 기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지검은 지난달 19일 곤 전 회장 체포 당시 혐의에 대해 그가 2015년 3월 마감한 2014 회계연도까지 5년간 자신의 보수를 유가증권 보고서에 과소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2017 회계연도까지 3년간의 보수 과소 기재 혐의도 추가할 방침이다. 아울러 닛산 법인도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전망이다.

법원이 인정하면 곤 전 회장은 추가로 20일간 구금될 가능성이 있다. 구속 장기화에 해외의 비판이 거세질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한 소식통은 “곤 전 회장은 자신이 아직 수령하지 않은 보수는 퇴임 후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받을 계획이었다”며 “그는 이런 보수에 대해서 최종적인 지불 여부는 미래 경영진이 판단하는 것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유가증권 보고서에 기재할 의무가 없다며 용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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