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90일 무역협상 좌초하나…화웨이 문제로 대립 ‘첨예’

입력 2018-12-0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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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CFO 구속으로 실무협의 진척 이뤄지지 않아…“중국, 반미 감정 커지면 운신 폭 좁아져”

▲화웨이의 멍완저우(왼쪽) 최고재무책임자(CFO)가 7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법원에서 보석 신청 관련 심리를 받고 있는 모습이 그림으로 묘사되고 있다. 밴쿠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을 끝내기 위한 90일간의 협상이 시작하기도 전에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둘러싼 문제로 양국의 대립이 갈수록 첨예해지면서 협상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 제품 구입 확대 등을 재촉당하는 가운데 화웨이 이슈까지 커지면서 협상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트위터에 “중국은 미·중이 원활하게 서로 연락하면서 협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말 그대로다”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 추가 관세 발동을 유예하고 90일간 지식재산권 해법 등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양국 실무협의는 진척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1일 캐나다 당국에 체포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회담에 참석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멍완저우 체포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며 “중국의 기술 이전 강요 등을 예전부터 우려하고 있었으며 화웨이도 그중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멍완저우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회피한 불법 거래에 관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고 미국도 겉으로는 미·중 회담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하고 있다. 여전히 볼턴은 첨단 기술분야를 둘러싼 패권 다툼이 그 배경에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화웨이는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단언했다.

중국은 러위청 외교 부부장이 8일 중국 주재 캐나다 대사를 초치해 멍완저우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을 너무 자극하면 절망적인 무역 전쟁 해결에서 멀어질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상무부의 한 관계자는 “ZTE처럼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면 중국은 반격할 수밖에 없다”며 “무역합의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기업이면서 중국 1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이기도 하고 세계 시장에서도 지명도가 높은 ‘중국민의 자랑’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일방적인 제재로 반미감정에 불이 붙으면 시진핑 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는 민간인을 캐나다에서 전격적으로 구속한 미국의 수법에 대해서 여론의 반발이 일고 있다. 실제로 미국 언론들도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제3국 시민을 다른 나라에서 체포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이 강경하게 멍완저우의 석방을 요구하면 미국도 맞대응에 나서 양국의 갈등은 끝이 없게 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화웨이 이슈가 터지면서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7일까지 일주일간 하락폭이 1000포인트를 넘었다.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지면 글로벌 시장에 햇볕이 비추지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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