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순환농업을 가다 ⑧ 경기 포천 자연지기] 자동화 설비로 액비 살포…농가 편의 높이고 비용은 줄어

입력 2018-12-0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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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비 원하는 때, 원하는 양 균질하게 살포… 액비 통한 수경재배도 연구

▲3일 경기도 포천의 대파 농가에서 스프링클러로 액비를 살포하고 있다.
3일 경기 포천시 외곽의 한 대파 농가의 비닐하우스에 달린 스프링클러에서 액체비료가 뿜어져 나왔다. 이날 뿌려진 액비는 20톤에 가까웠지만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농장주 김대곤 씨는 “1만8000평 농사를 짓는데 이런 자동화 설비가 아니면 힘들어서 액비를 못 뿌린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액비 탱크와 비닐하우스 시설을 연결해 원하는 때, 원하는 양만큼 균일하게 액비를 살포한다. 처음에는 액비의 효능을 믿지 않았다는 김 씨는 액비 업체인 자연지기의 김상호 대표에게 “철이 지나기 전에 얼른 비료 작업을 끝내야 한다. 액비가 당장 필요하다”고 부탁할 정도가 됐다. 김 씨는 “액비를 뿌리기 전보다 병해충도 줄고 대파의 대도 굵어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자연순환농업이 똑똑해지고 있다. 별도의 시설 설치 없이 기존 시설로도 편리하게 액비를 뿌릴 수 있다는 점이 ‘스마트 자연순환농업’의 장점이다. 농가의 편의는 높이고 비용은 줄인다. 자연지기의 액비 역시 농가가 작물에 물을 줄 때 사용하는 수도관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김상호 자연지기 대표가 3일 자연지기 사무실에서 액비 배양액을 이용한 인삼 수경재배를 설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액비를 보급할 수 있는 장비가 없으면 액비는 그림의 떡”이라고 했다. 중요한 건 액비의 질이다. 제대로 발효되지 않은 액비를 스프링클러로 뿌리면 결정 때문에 관이 막힌다. 그래서 김 대표도 액비의 발효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인다. 그는 액비 연구를 시작한 지 10년이 지난 지난해에야 사업화에 나섰다. 그동안엔 분뇨를 발효시키는 미생물이 가장 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연구했다. 그는 “지금도 하루에 몇 번씩 액비의 발효 환경을 살핀다”고 했다. 그가 저장조에서 떠 보인 액비는 냄새도 결정도 없었다.

김 대표는 액비를 활용한 수경 재배도 연구 중이다.. 물과 액비를 2대 8 비율로 섞어 배양액을 만들고 그 위에서 인삼을 시범 재배한다. 수경 재배는 기후 변화 등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미래 농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가 액비 배양액으로 키운 인삼은 물로만 키운 인삼보다 뿌리도 단단하고 향도 짙었다. 그는 “물과 액비를 섞어 배양액을 만들면 화학적으로 만든 배양액보다 작물도 더 잘 자라고 부영양화 등 수질오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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