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개편 앞두고 '을을 전쟁'

입력 2018-11-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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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 발표를 앞두고 카드업계 종사자와 소상공인 단체 간의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한국마트협회 등 소상공인 단체 20여 개로 구성된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 철폐 전국 투쟁본부'는 13일 오후 서울 세종로에서 1차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먼저 카드사들의 마케팅비 지출 구조를 지적했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올해 상반기 마케팅 비용으로 3조2459억 원을 썼다. 2015년 4조8215억 원, 2016년 5조3408억 원, 2017년 6조724억 원으로 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

문제는 부가 서비스, 무이자 할부 등 마케팅 대부분이 대형 가맹점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상반기 카드사 전체 수수료 수입에서 대형마트와 백화점, 주유소, 통신사에 대한 마케팅비 비중은 67%에 달한다.

투쟁본부는 "전체 카드 결제 비중 가운데 소매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90%에 육박한다"며 "대기업 가맹점에 편중된 포인트 적립, 할인 등의 부가서비스 비용 전반은 원가(적격비용)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수수료 인하→카드사용 소비 감소→자영업자 타격→일자리 감소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투쟁본부는 "카드사들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0%나 급증했다"며 "카드수수료 1% 인하로 발생한 돈 가운데 75%만 고용 비용으로 써도 23만 명이 더 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밥그릇'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카드사 종사자들도 반박에 나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카드사 노동조합협의회로 구성된 금융공동투쟁본부(이하 금융공투본) 카드분과는 전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앙당사 앞에서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금융공투본은 "정부와 여당은 근본적 해법을 모색하기는커녕 카드 수수료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카드 수수료가 중소상공인, 대기업 가맹점 구분 없이 일괄 인하되면 이는 카드사 노동자의 삶을 위협할 뿐 아니라 재벌 가맹점에만 이익이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새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면 올해 상반기 카드사 순익은 되레 31.9% 줄었다고 주장한다. 수익성 지표를 대표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말 5.0%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카드사 순이익은 수수료 인하 여파에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올해는 1조6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원가) 산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이를 바탕으로 한 수수료 인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단위: 억원(자료=여신금융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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