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vs 트럼프’ 대결 된 미 중간선거

입력 2018-11-0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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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중간선거가 전·현직 대통령 간의 대결로 치닫고 있어 유권자들 사이에 신경전이 팽팽하다.

미국 언론들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전역을 돌며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0월 하순 민주당의 행사에 5번이나 참석했다. 2일에도 남부의 격전지인 플로리다와 조지아 행사에 참석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주말에 플로리다와 조지아 주 유세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바마가 겨냥하는 건 자신을 대선에서 두 차례나 승리로 이끈 원동력이 된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히스패닉계 젊은 층이다. 민주당은 오바마가 유권자들에게 대선 수준의 투표 열기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지지자인 이들 유권자 층은 일반적으로 중간선거에서 투표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오랫동안 민주당 기금 모금을 담당해온 웨이드 랜들렛은 “마이너리티와 밀레니얼 유권자 사이에서 오바마 이상의 인기를 끄는 인물은 오바마 부인(미셸) 말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방을 중심으로 자신의 핵심 지지층에게 호소하느라 분투하고 있다. 주로 상원·주지사 선거 후보자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정권 내에서는 오바마의 능력이 과대 평가됐다는 분위기여서 오바마의 지원 유세에 위기감은 없다. 실제로 오바마는 대통령 시절 공화당에 63석을 빼앗긴 2010년의 역사적인 패배를 포함해 중간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어느 정부 당국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오바마를 지지한 유권자는 2010, 2014년 중간선거에서 투표소에 가지 않았다. 이번에도 상황이 바뀐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유세 연설 때마다 오바마를 인용하고 있다. 오바마의 이름이 나오면 유세장에서는 큰 야유가 쏟아졌다. 트럼프는 오바마가 미국 경제를 약화시키고 미국의 안보를 훼손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취임 후인 2017년 9월 라스베이거스 연설에서 “미국 경제는 병든 강아지였다. 우리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며 오바마가 제조업의 고용 회복을 포기했다고 꼬집었다.

오바마와 트럼프 두 전·현직 대통령은 고용 성장이 누구의 공로인지를 놓고도 설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WSJ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업적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저금리 정책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증가된 것이라며, 오바마 시대의 숫자는 “사기”라고 비난했다.

오바마도 “트럼프는 몇 년 전부터 시작된 호황의 파도를 타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위스콘신 행사에서 “지금 미국 경제는 호조라고 하는데, 그게 언제부터 시작된 것 같냐”며 “농담이 아니다. 진실을 말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데이터를 보면 미국의 고용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오바마 2기 때는 고용자 수가 매월 평균 21만7000명 증가했다. 오바마가 백악관을 떠난 이후의 평균은 19만3000명 증가다.

일각에서는 퇴임 후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오바마가 이렇게까지 중간선거에 사활을 건 게 의외라는 분위기다. 측근들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몇 가지 이유에서 의도적으로 눈에 띄는 행동을 피해왔다. 민주당 내에서 새로운 리더가 탄생할 것을 기대하는 한편, 트럼프의 들러리가 되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오바마의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9년 백악관을 떠난 후 신임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오바마에게 정치적 공백을 준 것에 감명을 받은 것도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오바마의 측근으로 선거 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악셀로드는 “오바마는 자신이 전면에 나서는 게 민주당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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