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장 정체 우려 고조…내년 둔화 전망 잇따라

입력 2018-11-0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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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반도체 경기 둔화 전망이 잇따르면서 반도체 산업에 기댄 한국 경제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최근 무역분쟁 심화, 불리한 수급 여건 등으로 2019년 반도체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생산·판매업체 등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월초 대비 16.8%나 급락했다. 또 글로벌 반도체 경기의 선행지수로 여겨지는 북미 반도체 장비 출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2017년 평균 40.8%에서 지난 9월 1.8%까지 급격히 줄었다.

한국 반도체 업체의 주력 상품인 D램, 낸드플래시 가격도 내림세다. 작년 4분기 이후 최근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현물 가격은 25% 이상 떨어졌고, 특히 D램은 8월 이후 현물 가격이 계약 가격을 밑돌고 있다.

씨티 역시 3분기 반도체 주력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D램 가격 약세, 낸드플래시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 가격은 재고 증가, 수요 측 가격 인하 압력 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가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다.

씨티는 내년 D램 수요 대비 공급 비율을 1.5%에서 1.9%로 상향했다.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진다는 뜻으로 가격에 하락 압력이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씨티는 D램 가격의 전년 대비 상승률 전망을 -15%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도 내년까지 과잉 공급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며 가격 상승률 전망을 역시 -27%에서 -40%로 더 내렸다.

반도체 경기 둔화는 한국 경제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16년 하반기부터 D램 주도의 호황 국면을 맞으면서 작년과 올해 한국의 수출, 설비투자도 탄력받았다. 9월 기준으로 전체 수출 중 반도체 비중은 21.2%에 달한다.

이러한 우려는 반도체에 편중된 한국의 수출 구조에서도 잘 나타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1~9월 수출액(4504억 달러)은 전년보다 4.7% 늘었지만 반도체(959억 달러·비중 21.2%)를 뺀 수출액은 되레 1.8% 줄었다.

바클레이스는 “한국의 경우 수출의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 반도체 사이클 둔화로 내년 성장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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