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성범죄 처벌하라” 구글 엔지니어 200명 파업 예고

입력 2018-10-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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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혐의 앤디 루빈 전 부사장에 퇴직금 9000만 달러 지급 사실 폭로되면서 파문 확산

▲구글 로고. AP 뉴시스
구글이 고위 임원의 사내 성추행·희롱 등 권력형 성범죄를 무마해왔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직원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IT전문매체 버즈피드는 구글 본사 엔지니어 200여명이 ‘여성 행진(women’s walk)’이라는 이름으로 다음 달 2일 파업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주 뉴욕타임스(NYT)가 안드로이드 창시자이자 구글 부사장이었던 앤디 루빈과 다른 임원들의 성범죄 의혹을 알린 것이 파업을 촉발하게 됐다.

NYT는 성범죄 혐의를 받는 임원들이 여전히 구글 내에서 중요 보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4년 퇴사한 루빈에게는 퇴직 보상금으로 무려 9000만 달러(약 1024억 원)가 지급됐다고 밝혔다.

특히 루빈이 특정 직원에게 구강성교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 구글이 자체 조사한 뒤에도 원만한 퇴직 절차를 밟았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조사에서는 루빈이 지위와 권력을 남용해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 신빙성있게 확인됐다고 보고됐다.

버즈피드와의 인터뷰에서 익명을 요구한 한 구글 직원은 “솔직히 정말 화가 난다”며 “권력을 쥔 남성이 여성에게 추악한 행동을 하고도 없던 일로 무마하려는 패턴이 보인다”고 말했다.

NYT의 폭로 직후인 25일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공개회의를 열어 루빈과 관련한 문제를 해명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주말 동안 직원들은 온라인 포럼을 통해 파업 여부에 대한 투표를 실시했다. 이날 아침까지 해당 포스트에 지지 반응을 보낸 직원들은 수백 명에 달하며 현재까지 200여명이 파업에 찬성한 상황이다.

앞서 구글 직원들은 미 국방부와 체결한 AI(인공지능) 드론 계약 ‘메이븐 프로젝트’가 인명 살상용 무기가 될 수 있다며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엔지니어 10여 명이 항의 표시로 사표를 제출했다.

구글이 중국 검색시장 재진출을 위해 중국 당국의 검열을 수락하는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집단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은 메이븐 프로젝트 재계약을 포기했지만 드래곤 플라이는 아직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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