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주말 쉬고 8일 첫 출근…경영정상화 속도

입력 2018-10-0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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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수감 생활로 약화한 건강을 챙길 새도 없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지난 8개월간의 총수 공백이 가져온 문제 해결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8일 오전 9시 5분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했다. 1층 로비에서 대기 중이던 기자들이 시급한 경영 현안, 투자 및 고용 확대 계획 등을 질문했지만 대답 없이 빠르게 18층 집무실로 향했다.

신 회장은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8개월여 만에 석방돼 지난 주말 이틀간 가회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뒤 이날 곧바로 업무에 복귀했다.

신 회장은 이날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화학·식품·호텔&서비스·유통 등 4개 사업 부문(BU) 부회장단과 만나 경영 현안을 보고받고 회의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보고에는 총수 부재로 밀려 있던 그룹 차원의 각종 투자 등 그룹 현안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호텔롯데와 롯데케미칼은 10일, 롯데쇼핑은 11일 이사회를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선결해야 할 과제로는 우선 투자 규모가 약 4조 원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결정과 동남아시아 유통 및 제과 업체 인수 등이 있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 스틸이 소유한 타이탄 인도네시아 공장 인근 대지를 매입해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신 회장의 부재로 투자가 지연됐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 롯데마트 사업 매각 등 해외 사업 전반도 재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철수 수순을 밟는 롯데마트 사업은 점포 매각과 인수인계 등 마무리 작업이 남아있다. 또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롯데월드 건설사업도 2년째 중단된 상태여서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로부터 독립하려고 추진했던 지주회사 전환도 재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식품과 유통 부문 42개 계열사를 한데 묶은 롯데지주가 출범했으나 관광과 화학, 금융 계열사들은 여전히 롯데지주로 편입되지 않아 반쪽에 그쳤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10.5%를 갖고 있다. 아울러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인 호텔롯데의 상장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는 롯데물산과 롯데케미칼, 롯데상사 등 여러 핵심 계열사의 정점에 있으나 일본 롯데 측 지분이 97.2%에 달한다.

이와 함께 신 회장 및 롯데 수사와 재판으로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개혁안도 검토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은 앞서 2016년 10월 경영비리 관련 검찰수사가 끝난 뒤 롯데그룹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5년간 7만 명 신규 채용 및 총 40조 원 투자 계획을 약속했다. 롯데는 2015년까지 1만5000여 명을 웃도는 채용 규모를 보였으나 신 회장 수사 및 구속 등으로 최근 2년간 1만3000여 명으로 규모가 줄었다.

오는 12월 인사와 맞물려 조직 재정비에도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 회장 구속 후 롯데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중심으로 작년 2월 꾸려진 화학과 유통, 식품, 서비스 등 4개 BU를 더해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됐다. 하지만 작년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BU 체제 존속의 의미가 일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주사의 본래 역할이 각 사업부분을 총괄하는 것에 있는 만큼 BU와 역할이 겹칠 때가 잦았다. 이에 BU 체제의 개선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개혁까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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