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미중…美, 17일 對中 3차 관세 폭탄 VS 中, 협상 거부ㆍ미국 기업 숨통 옥죄기

입력 2018-09-17 05:30수정 2018-09-17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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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7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3차 관세 폭탄 예고 -중국, 이달말 미중 무역협상 거부·수출제한조치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17일(현지시간)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3차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알려지자 중국 측도 이에 상응하는 고강도 보복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양국의 주고받기식 보복관세가 무역전쟁의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측이 이달 말 개최로 조정 중이던 미중 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을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 수석 경제 보좌관인 양웨이민은 16일 WSJ에 “중국은 미국과 협상하길 원한다고 한 적이 없다”며 미국 측의 새로운 무역 협상 제안을 중국이 수락했다는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그는 또 “미국은 무역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진실성을 보여야 한다”며 “중국은 머리에 총구를 겨눈 상대와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관료 중 일부는 대응 조치로 대미 무역전쟁 수위를 한 단계 격상시킬 것을 제안했다. 보복 관세와 함께 미국에 크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수출제한 조치’가 그것이다. 대미용 중국 원자재, 장비 및 기타 부품 등의 수출을 제한함으로써 미국 제조업계의 서플라이 체인을 옥죄자는 것이다. 이런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에서 조립되는 애플의 아이폰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게 된다.

앞서 WSJ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조기에 발동하는데 의욕을 보이고 있다며 이르면 17일에 정식으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15일 보도했다. WSJ는 17일이나 18일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며 관세율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10%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11월 중간선거와 연말 쇼핑 시즌을 감안해 미국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초 25%에서 15%포인트 낮췄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중국이 양보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관세율은 25%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무역 갈등 문제를 둘러싸고 장관급 회담을 재개할 것을 중국에 제안한 상황. 회담은 9월 27~28일 워싱턴에서 여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 전에 2000억 달러 상당의 제재 관세를 표명함으로써 중국에 압력을 가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고위급 협상과 관계없이 조기에 관세를 발동할 의향을 나타내는 바람에 이번 협상은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한 중국 당국자는 WSJ에 “지금은 불확실성이 많다”며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면 중국은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협상 참여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만든 3차 관세 대상에는 가구나 가전 등 소비재가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7월부터 8월에 걸쳐 중국산 제품 총 500억 달러 어치에 대해 25%의 제재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3차 관세를 발동하면 중국에서의 연간 수입 총액(약 5000 억 달러)의 절반에 관세를 부과하게 되는 셈이다. 중국은 6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에 맞불 관세를 부과할 태세다. 이렇게 되면 무역전쟁은 더욱 격해져 양측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할 수 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로 압력을 강화하면서 지적재산권 침해 및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을 중단하라고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에 대한 더 유리한 조건 뿐 아니라 중국 정부가 자국의 경제 성장을 확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들까지 포기하라고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좌절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양국 정부는 5~6월에 장관급 회담을 세 차례 열었지만 중국 측도 양보하지 않아 평행선에 그쳤다. 8월에도 실무급 회담을 열었지만, 양국 간 무역전쟁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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