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총선서 반난민 극우정당 돌풍…의회 캐스팅보트로 자리매김

입력 2018-09-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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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나치 뿌리 둔 극우 정당 약진…유럽 전역에 반난민 흐름 가속화

▲지미 아케슨 스웨덴민주당 대표가 9일(현지시간) 총선 결과 발표 후 연설하고 있다. 스톡홀름/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 극우 정당 스웨덴민주당이 의회 캐스팅보트로 떠오르며 약진했다. 유럽 전역의 반난민 흐름이 스웨덴 총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CNBC와 CNN 등에 따르면 연립여당은 득표율 40.6%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전체 349석 중 143석에 그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야권 연맹은 득표율 40.3%로 연립여당의 뒤를 바짝 쫓았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자로 꼽히는 스웨덴민주당은 17.6%의 지지를 받았다. 이는 4년 전 총선에서 얻은 12.9%에서 크게 오른 것이다.

스웨덴민주당은 네오나치 운동에 뿌리를 둔 반난민 극우 정당이다. 네오나치는 ‘신나치주의’라고 불리는 독일 나치즘 계승 운동이다. 스웨덴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난민 유입을 막고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지미 아케슨 스웨덴민주당 대표는 총선 결과 발표 직후 “우리는 만족하지 않는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우리는 이제 임기를 시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스웨덴 정치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웨덴민주당의 약진은 몇 년 새 급증한 난민에 대한 스웨덴 국민의 반감을 보여주는 결과다. 스웨덴은 2012년 이후 40만 명이 넘는 난민을 받아들였고 2015년에만 16만 명의 난민을 받으며 EU 회원국 중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수의 난민을 받아들인 국가가 됐다. 이로 인해 수도 스톡홀름을 중심으로 치안이 급격하게 악화했고 난민 범죄가 발생하며 반감이 더욱 심해졌다. 지난해 4월에는 난민 신청을 거부당한 우즈베키스탄 출신 남성이 스톡홀름 번화가에 트럭을 몰고 돌진해 5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CNN은 유럽의 몇 안 되는 좌파 성향 정부가 위기에 처해있다고 평가했다. 반난민 성향의 극우 정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은 일은 스웨덴에서만 일어난 현상이 아니다. 헝가리에서는 반난민을 내세운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4선에 성공했고 이탈리아에서도 극우 정당 동맹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이 정권을 잡았다. 그 밖에도 네덜란드와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곳곳에서 극우 정당이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사례가 늘었다. 이날 스웨덴민주당의 약진 소식에 프랑스의 마린 르펜 전 국민전선 대선 후보는 트위터에 “EU에는 또 다른 악몽 같은 밤”이라며 “유럽의 민주화 혁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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