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유리천장…‘여풍’ 세진 제약업계

입력 2018-09-0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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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여성 CEO 1호’ 조정열 대표 선임…앞서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함은경 JW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등

▲왼쪽부터 조정열 한독 대표,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 함은경 JW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제약업계에도 여풍이 불고 있다. 능력 있는 여성 전문경영인을 회사 대표로 선임하면서 두꺼운 유리천장이 깨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독은 4일 조정열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3월 이사회 사내이사로 임명된 조 대표는 약 6개월 만에 대표이사직을 맡게 됐다. 한독이 여성 CEO를 선임한 것은 1954년 회사 설립 이래 처음이다.

조 대표는 의약품은 물론 소비재와 예술,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 경영인이며, 특히 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화여대 사회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유니레버코리아와 로레알코레아에서 브랜드와 소비재 관련 비즈니스 경험을 쌓았다. 한국피자헛 마케팅 전무를 거쳐 갤러리 현대와 K옥션, 카셰어링 업체 쏘카 대표를 역임했다.

제약분야 경험도 갖췄다. 다국적 제약사 MSD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략 마케팅 상무를 맡아 총괄했다. 김철준 한독 부회장도 한국MSD 부사장 출신이다.

조 대표 선임을 계기로 한독은 사업 확장을 더욱 활발히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전문의약품과 의료기기는 물론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소비자 대상 판매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글로벌 토털헬스케어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이다.

김영진 한독 회장은 “최근 헬스케어 비즈니스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과 새로운 시도가 요구되고 있다”며 “조 사장이 의약품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성공 경험을 쌓아온 만큼 한독이 토털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약업계의 전문 경영인 여성 CEO 계보는 유희원 부광약품 사장에서 시작됐다. 2015년 3월 김상훈 대표이사와 공동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유 사장은 올해부터 단독 대표를 맡고 있다. 연구원 출신이자 여성이 제약업계의 유리천장을 뚫은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유 사장은 이화여대 제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약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박사후과정 연구원을 거쳐 1999년 부광약품에 입사했다.

연구·개발(R&D) 전문가인 유 사장의 지휘 아래 부광약품은 R&D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상장 제약사 최고 수준인 매출액의 20% 이상을 R&D에 투자하며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진행 중이다. 사업 다각화도 순조롭다는 평가다.

JW그룹에서도 지난해 첫 여성 CEO가 탄생했다. JW바이오사이언스 함은경 대표가 주인공이다. 서울대 제약학과 출신으로 1986년 입사 후 30년간 JW그룹에서 근무했다. 2014년 JW홀딩스 경영지원실장, 2017년 JW생명과학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JW메디칼로부터 사업영역을 분리해 설립된 JW바이오사이언스 부사장으로 일하다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CEO는 아니지만 CJ헬스케어가 최근 첫 여성 임원을 배출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를 인수한 후 첫 임원 승진 인사로 1일 마케팅실 최영미 부장을 상무대우로 승진 발령했다. 최 상무는 공채로 입사, OBU 사업팀장을 거쳐 2013년부터 마케팅실을 이끌었다. 이번 임원 승진으로 신약 ‘케이캡’과 ‘아킨지오’의 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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