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규제개혁’ 정책에 물음표 찍는 스타트업계

입력 2018-08-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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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숙박중개 등 국내 O2O 업체 “책임은 무겁고 규제 완화 수혜는 없고 관련 법도 미비”

문재인 정부가 규제개혁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스타트업계에서는 구체적인 수혜에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다. 스타트업이 4차산업혁명 시대의 신성장동력이라며 이들의 사업 환경을 개선해주겠다는 약속이 있었지만 이미 불법 논란에 가로막힌 승차공유업계뿐 아니라 주거·숙박 스타트업계에서도 규제 해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인센티브는 커녕 분류 법 미비 = 27일 업계에 따르면 청년 주거난의 대안으로 꼽히는 셰어하우스는 관련 법조차 미비하다. 현행법상 셰어하우스는 일반주택으로 분류되거나 고시원과 같은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된다.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될 경우 소방법 등이 더 까다롭게 적용된다. 셰어하우스의 법적 분류가 모호하다는 비판에 최근 국토교통부는 새로운 주택 형태에 맞는 별도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셰어하우스에 부과되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세도 업계의 불만 사항이다. 셰어하우스의 경우 1인이 전기를 많이 써서가 아니라 다가구가 살고 있어 전기료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셰어하우스를 규정하는 법이 없어 불합리하게 누진세 적용을 받고 있다.

셰어하우스 동거동락을 운영하는 원패밀리의 정원준 대표는 “솔직히 정부의 규제개혁 드라이브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패밀리는 올해 6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로부터 벤처기업 확인을 받았다. 작년에도 벤처기업으로 신청했지만 반려 당했다. 당시 건물 임대업은 벤처기업 제한 업종이었던 탓이다. 정 대표는 “올해 5월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벤처기업으로 확인됐는데, 그 규제 하나 풀리는 데도 1년이나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주도로 사회적 주택을 늘리고 있는 만큼 셰어하우스에 인센티브가 마련됐으면 한다”면서도 “다만 벤처 확인 제도가 그랬듯 규제 완화의 속도가 그렇게 빠를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 규제 완화 기대하는 해외 스타트업과 희비 갈려 = 세계 최대 숙박 공유 플랫폼 스타트업 에어비앤비는 2013년부터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다만 현재 한국관광진흥법에 따르면 숙박업으로 등록하지 않고 주거 공간을 유료로 빌려주는 행위는 불법이다. 내국인을 대상으로 도시민박업을 하는 것도 현재는 불법이다. 일반 주택을 이용한 민박 제공은 외국인 대상으로만 가능하다.

그런데도 숙박업으로 등록하지 않은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은 불법적으로 임대를 하거나 단발성 벌금을 물고 영업을 계속한다. ‘공유민박업’이란 새로운 업태를 도입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에 계류돼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 있던 에어비앤비와 유사 서비스는 사업 확대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반면 야놀자, 여기어때 같은 국내 숙박 O2O(Online to Offline) 업체들은 숙박업으로 등록된 곳만 중개한다. 이 때문에 최근 공유 경제와 관련한 규제 완화 기조에 기존 숙박 O2O 업체들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숙박 중개업’임에도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등의 ‘숙박업’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서다.

규제 완화의 수혜가 불분명한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해외에서 들어온 스타트업보다 더 높은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 작년 포항 지진 발생 때 야놀자는 해당 지역 업소에 수수료를 면제하기도 했다. 여기어때도 지진 지역에 숙소를 예약한 사람 중 희망자 전원에게 예약 취소 시 비용을 100% 환불 처리했다. 최근 ‘라돈 침대’ 문제에서도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모두 전국 제휴점을 대상으로 매트리스 안전 실태를 조사했다. 송민규 야놀자 홍보팀장은 “제휴 업체들은 사실 우리 회사와만 제휴한 게 아니어서 야놀자가 안전의 책임을 지는 주체가 될 필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시행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중개 수수료의 경우도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중개 수수료가 최소 0%에서 최대 10%다. 에어비앤비가 숙박 장소를 예약고객에 5∼15%, 호스트에 3%의 서비스 이용료 각각 부과하는 것과 비교하면 높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수수료 문제에서 원성을 듣는 것은 에어비앤비가 아닌 국내업체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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