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경제 붕괴 막기 위한 화폐개혁 단행…가상화폐 ‘페트로’와 연동

입력 2018-08-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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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잡고자 기존 화폐 단위서 뒷자리 ‘0’ 5개 떼어내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한 주민이 20일(현지시간) 새 화폐인 ‘볼리바르 소베라노’를 들어보이고 있다. 카라카스/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가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한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베네수엘라는 20일(현지시간) 기존 통화에서 가치를 약 95% 평가절하한 새 화폐를 도입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새 화폐의 공식 명칭은 ‘볼리바르 소베라노(Bolivar Soberano)’다. 기존 화폐 단위에서 뒷자리 ‘0’ 5개를 떼어냈다. 이에 종전의 10만 볼리바르가 1볼리바르 소베라노로 바뀐다.

새 화폐 가치를 가상화폐가 지지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새 화폐가 가상화폐 ‘페트로’와 연동된다”고 말했다. 현재 약 60달러인 1페트로는 3600볼리바르 소베라노가 된다. 이는 현재 환율을 감안하면 미국 달러화당 약 95%의 평가절하를 단행한 것이다.

페트로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에 기반을 둔 가상화폐다. 전문가들은 페트로가 어떠한 트레이딩 플랫폼과도 연관이 없으며 정부가 원하는 대로 발행할 수 있다며 이런 연동은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물가 전문가인 스티브 한케는 FT에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마두로가 미국 달러화를 법정통화로 받아들이거나 ‘커런시 보드(Currency Board)’를 채택하기 전까지는 잡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커런시 보드는 고정환율제의 한 형태로, 정부가 통화위원회를 세워놓고 환율을 고정한 채 자국 통화량을 외국자본 유출입에 따라 결정하는 제도다.

마두로 정부는 중남미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자 연료 보조금을 삭감하고 최저 임금을 3000% 인상하는 조치도 펼친다고 FT는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연간 물가상승률이 8만 %를 넘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100만 %를 찍을 것이라고 암울한 예측을 제시했다. 물가는 4주마다 두 배씩 오르고 있어 수백 만 베네수엘라 빈민의 삶이 절망적인 처지에 놓였다. 이들은 해외로 빠져나가지 못하면 굶주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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