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경제를 살리는 ‘에너지 전환’

입력 2018-07-2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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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작년 6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행사에서 ‘탈원전·탈석탄을 통한 국가 에너지 정책의 대전환’을 공식 천명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국민 대다수(84.6%)는 이러한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 선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석탄화력발전량은 전년 대비 11.4%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석탄화력발전 설비용량은 2017년 36.9기가와트(GW)에서 2022년 42.0GW로 오히려 증가할 예정이다. 발전단가가 낮은 발전소를 우선 가동하는 ‘경제급전’ 체제가 지속된다면 연료비가 싼 석탄화력발전량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더구나 최근 국내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면서 에너지 전환 정책의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고용 증가 규모는 예상과 큰 차이를 보이며 저조한 모습이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가 역전된 이후 국내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면서 자본 유출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그나마 버텨주던 수출도 중·미 무역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경제가 이 모양인데 한가하게 에너지 전환 타령이냐”는 비판이 쏟아져 나올 법하다. 그러나 왜곡된 에너지 산업의 구조를 바로잡는 것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의 핵심은 에너지원 간의 상대가격을 조정하는 것이다. 현행 발전단가에는 미세먼지, 온실가스 배출과 같은 외부성(externality)이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 외부성이란 제3자에게 의도하지 않은 편익이나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정부는 과세를 통해 이러한 외부성을 통제할 수 있다. 석탄과 원자력처럼 외부성이 큰 에너지원에 높은 세금을 부과한다면 탈석탄, 탈원전은 정부의 명령이 아니라 시장의 명령으로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렇게 걷은 세금을 재생에너지 연구개발, 에너지 효율 향상 등에 사용한다면 에너지 전환은 경제를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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