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인사이드] 눈부시게 발전한 자동차 램프 기술…작지만 더 세졌다

입력 2018-07-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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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원부 부피 작은 LED 램프 발달로 차량 램프 디자인 물리적 제약 사라져…최근 ‘바형 LED’ 일반화되며 다양한 디자인

자동차 하나를 개발하는 데 짧게는 3~4년, 길게는 7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모델마다 라이프사이클(제품 교체 주기)이 다르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한 모델은 새 차를 발 빠르게 선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시장 트렌드를 십분 반영한 새 모델은 그만큼 경쟁력이 크다. 준중형과 중형차들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경쟁자가 없다면 교체 주기를 십수 년, 많게는 20년 넘게 이어가기도 한다. 예컨대 국내에서 유일한 경상용차인 한국지엠 다마스는 초기 출시(1991년) 이후 디자인 변화가 거의 없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경쟁 모델이 없는 데다 이미 개발 원가를 뽑아낸 만큼 배출가스 규제만 만족한다면 시장의 고정수요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 국내 유일의 원박스카 스타렉스, 국내 유일의 슬라이딩 도어 미니밴 기아차 카니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아우디 ‘R8’.
◇광학기술 개발로 다양한 전조등 디자인 등장해 = 이처럼 하나의 새 차가 개발되는 데 걸리는 ‘인고(忍苦)’의 시간 동안 수많은 연구원이 밤잠을 줄여가며 연구에 매진한다. 이 과정에서 분야별 연구원들은 서로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겉모습을 그려 내는 디자이너와 파워트레인을 개발하는 엔지니어 사이가 특히 그렇다. 예컨대 디자인적인 요소를 감안하면 절대 엔진과 변속기를 집어넣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마찬가지로 파워트레인과 섀시 설계 탓에 디자이너가 원했던 디자인이 망가지기도 한다.

결국 요즘 자동차 디자인은 출발점부터 차체 높이와 너비, 길이는 물론 각 부분의 공간과 비율을 미리 결정하고 개발을 시작한다. 디지털 디자인이 자동차 개발에 도입되면서 기존 모델을 바탕으로 변경 가능한 범위를 쉽게 도출할 수 있고, 이 영역 안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개발 기간은 줄어들고 비용도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디자인 요소 가운데 하나인 전조등의 모습도 최근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요즘 신차의 전조등은 다양한 광학기술을 바탕으로 화려하고 복잡한 빛을 내기도 한다. 전조등 속에 다양한 장치를 더해 밤이면 화려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광학기술의 발달 덕에 디자이너의 욕구가 좀더 폭넓게 반영되기도 한다.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특허 출원 가운데 차세대 광원램프의 출원 비중이 10년 전인 2008년 76%에서 지난해 91%까지 상승했다. 그만큼 다양한 광원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자동차 전조등은 할로겐 램프나 고휘도 가스방전(HID) 램프를 썼다. 할로겐 램프는 값이 싸지만 기능이 단순하다. HID는 광도가 뛰어나고 시인성이 좋지만 값이 비싸다는 게 걸림돌이었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LED 기술 개발로 전조등 크기 축소 = 최근에는 이른바 LED로 불리는 발광다이오드 램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밖에 레이저 램프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까지 다양한 광학기술이 자동차에 접목되고 있다.

LED 램프의 특징은 크기가 작다는 데 있다. 광원부의 부피가 작아 자동차의 거의 모든 면에 부착할 수 있다. 차량 램프를 디자인하기 위한 물리적인 제약이 거의 사라진 것. 예컨대 기본적인 조도를 만들어 내기 위해 전조등을 크게 만들었던 이전과 달리, LED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이즈를 줄이면서도 충분한 조도를 확보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LED는 발광 모양에 따라 크게 전구형과 바형으로 나뉜다. 전구형 LED는 종전의 전구에 LED 칩을 내장한 방식이다. 주로 안개등, 상하향등에 쓰인다. 기존 전구를 빼고 그 대신 LED 전구를 꽂아 넣을 수도 있다.

바형 LED 램프는 LED 칩을 일렬로 배열해 막대 모양의 빛을 내는 방식이다. 주간주행등이나 미등에 쓰인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LED 전구를 촘촘하게 배열해 모양을 만들었지만 이제 바형 LED가 일반화되면서 전조등 속에 다양한 모양새를 만들어 넣기도 한다.

다만 출고 이후에 장착하는 LED는 경우에 따라 자동차 관리법이 정한 규제를 벗어날 수 있으므로 이 경우 함부로 장착해서는 안 된다.

레이저 램프도 완성차 영역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LED 램프보다 광원이 작지만 충분히 조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헤드램프를 아주 얇고 날카롭게 설계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레이저광을 도로로 직접 비추는 것이 아니고 타운전자나 보행자의 눈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야간 운전에 알맞은 빛으로 변형시킨 뒤 도로로 비추는 구조다.

▲아우디 ‘R8’.
◇가전업계 LED 기술 앞세워 속속 車전장 사업 진출 = OLED 램프는 평평한 면 전체가 스스로 빛을 내는 유일한 광원램프다. 차지하는 면적이 넓은 곳에서도 선명하게 빛을 낼 수 있고 휘거나 구부려도 빛을 낸다. 다양한 그래픽 표현도 가능해 정지등, 방향지시등, 후진등의 형상과 배열 구조를 주요 디자인 요소로 삼는 후미등의 램프로 자주 쓰인다.

크고 둔탁한 전조등 대신, 얇고 날렵한 전조등이 속속 등장하는 것도 이런 기술 개발이 서려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가전업계가 속속 LED 기술을 앞세워 자동차 전장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LA에서 ‘어드밴스드 디스플레이 서밋’ 행사를 열고 디스플레이 관련 혁신 기술과 개발 로드맵 등을 선보였다. 일반 LED는 물론 마이크로 LED 기술을 앞세워 향후 자동차 업계의 다양한 광학부품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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