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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차 벨로스터N…펀치력 일품인 한국형 핫해치
입력 2018-07-04 11:20   수정 2018-07-04 13:39
직렬 4기통 2.0 터보 최고출력 275마력…혼다 시빅 타입R 견줘 손색없어

▲벨로스터N은 이제껏 현대차가 감춰온 날카로움을 곳곳에 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벨로스터N ‘퍼포먼스 블루’…. 파란 하늘이 고스란히 내려앉은 연하늘색 컬러는 이름부터 강렬했다.

휠하우스를 가득 메운 19인치 타이어는 둘째로 치자. 겉모습 곳곳에 이제껏 현대차에서 볼 수 없었던 강렬한 디자인 터치가 뚜렷하다.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 주행시험장 아래 모인 벨로스터N은 지금까지 현대차와 궤를 달리한다.

현대차가 마침내 고성능 브랜드 N을 선보이며 퍼포먼스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i30N으로 출사표를 던졌고, 곧바로 벨로스터N을 내세워 N버전의 본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섰다.

벨로스터N 역시 모터스포츠를 전담하는 현대차 고성능 사업부에서 개발했다. 기본적으로 섀시가 탄탄한 벨로스터를 바탕으로 직렬 4기통 2.0ℓ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275마력을 낸다.

차 안에 몸을 구겨 넣으면 이곳저곳 낯선 광경이 늘어선다. 시승차는 북미 수출형 버전이다. 일반 벨로스터는 물론 여느 현대차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버튼이 즐비하다. 수동변속기의 짧고 뭉툭한 레버는 다분히 스포츠성을 지향한다. 평소 운전 재미를 느끼겠다며 출퇴근 때 수동기어 해치백을 굴리는 기자의 눈에 벨로스터N의 수동 변속기는 반갑기 그지없다.

▲핸들링은 명민하고 뒷바퀴의 추종성이 날카롭다. 라이벌인 혼다 시빅 타입R에 맞서기에 모자람이 없다. (사진제공=현대차)

갖가지 버튼을 눈에 익히고 곧바로 출발한다. 벨로스터N은 조용히 몰 수가 없다. 6단 변속기는 기어별로 고무줄 튕기듯 짜릿하게 튀어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가속페달이 민감한 덕에 오른발의 움직임은 고스란히 엔진 회전수로 직결된다. 엔진 회전수 상승이 빠르고 폭발적인 탓에 3단까지는 허둥대며 변속하기 바쁘다. 이 정도면 경쟁자인 혼다 시빅 타입R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스포츠성을 지닌 ‘레브 매칭’ 기능이 일품이다. 이른바 ‘힐앤토’로 불리는 레이싱 기술을 스스로 대신해준다. 쉐보레 콜벳를 포함한 이름난 스포츠카들이 이 기능을 쓴다. 레브 매칭은 제법 명민한데 코너 초입에서 엔진 브레이크를 위해 기어를 낮추면 재빨리 스스로 회전수를 끌어올려 놓고 기어가 맞물리기를 기다린다.

익숙해지면 힐앤토가 아닌 브레이킹만으로 재빠르게 코너의 정점을 잘라먹을 수 있다. 정신없이 주행시험장을 도는 사이, 아쉽게도 '론치 컨트롤'을 포함한 다양한 스포츠 DNA를 경험하지는 못했다. 벨로스터N의 차고 넘치는 기능을 모두 경험하기에 시간이 넉넉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300마력에 육박하는 고성능 해치백의 짜릿함은 오래토록 가슴에 남았다. 수치를 뛰어넘는 체감 출력도 혼다 타입R에 견줘 손색이 없다.

이제껏 현대차를 바라보며 가슴 설렜던 적은 없었음을 고백한다. 커오던 시절, 도쿄모터쇼에 등장했던 스쿠프의 전신 '엑셀 SLC'가 처음이었고 마지막이었다.

고성능 수입차가 하나둘 등장하면서 현대차를 바라보는 내 심장이 어느 순간 메말랐다. 벨로스터N은 그렇게 수십 년 지녀온 현대차에 대한 편견을 단박에 무너트렸다. 과격한 디자인에 작고 암팡진 시승차는 함께 있는 동안 끊임없이 내 심장을 방망이질쳤다.

벨로스터N의 최고출력 275마력은 아무나 쉽게 덤빌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수동 변속기의 짜릿한 손맛을 알고, 스포츠 DNA를 가득 지닌 진짜 드라이버에게 어울린다. 바로 당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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