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 발목 잡힌 인터넷은행…신용카드 사업 진출 ‘그림의 떡’

입력 2018-07-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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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연속 적자상태를 기록하자, 신용카드 시장 진출 계획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신용카드 신(新)사업 확장을 위해선 결국 자본력이 바탕이 돼야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에 발목이 잡힌 상황에서 본업인 은행업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들이 은산분리 규제로 인한 자본금 조달에 비상이 걸리자, 올 하반기 신용카드 시장 진출 계획이 답보상태에 빠졌다.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5월 말 자본금 1500억 원을 유상증자하기로 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고, 2016년에 255억 원 적자에 이어서 지난해 838억 원 또다시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됐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유상증자 목표 금액을 5000억 원에서 1500억 원으로 줄였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카카오뱅크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이에 자본 규모를 1조3000억 원으로 확충했지만, 지난달 금융감독원 발표에서는 오히려 총자본비율이 13.7%에서 10.9%로 하락했다. 대출이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을 지속하면서 자본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 측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업은) 먼 얘기다. 2020년이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4월 간담회에서 “최근 카드사들이 수익성과 규제 면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전략 부분을 좀 더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하는 등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신용카드업 허가를 담당하는 금융위원회 관계자도 “작년에 얘기가 있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신청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터넷전문은행이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하더라도 기존 사업자를 크게 위협하지 못할 것이고, 또 금융위원회가 현재 포화상태에 이른 신용카드 사업에 추가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른 신용카드 겸영 은행이 (허가를 받아) 들어온 일이 없어서 (신규 허가) 영향을 섣불리 단정 짓긴 어렵다”면서도 “인터넷은행과 일반 은행이 큰 차이가 드러나지 않아 얼마나 파급력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은 신용카드 사업 진출에 앞서 간편결제 서비스 활성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카카오페이와 연계한 서비스를 올해 초부터 제공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계좌에서 즉시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3분기 안으로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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